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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이 낯선 박인비 내년 목표는 우승과 올림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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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박인비가 19일 던롭스포츠코리아 신제품 발표회에서 새 시즌 계획을 밝혔다. LPGA 대회 우승과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잡은 그는 내년 상반기에만 15~18개 대회에 나선다. [뉴스1]

박인비가 19일 던롭스포츠코리아 신제품 발표회에서 새 시즌 계획을 밝혔다. LPGA 대회 우승과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잡은 그는 내년 상반기에만 15~18개 대회에 나선다. [뉴스1]

“우승이 없어서 그럴까요? 올해는 좀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10년 만에 우승없이 올 시즌 보내 #부상 없는 만큼 통산 20승 겨냥 #리우·도쿄 내심 올림픽 2연패도

19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 아일랜드에서 열린 던롭스포츠코리아의 신제품 발표회에 ‘골프여제’ 박인비(31)가 참석했다. 그의 첫 마디가 바로 올 시즌 소회였다.

2012년 이래 매년 강력한 모습으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4개 메이저 우승), 올림픽 금메달, 최연소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 헌액 등 화려한 시간을 보냈던 그가 우승 없는 시즌을 보낸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그의 마지막 우승은 지난해 3월 파운더스컵이었다. 지난해 말 “승부를 내려놓고 좀 더 편하게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는 했지만, 무관의 시즌은 분명 낯설다.

박인비는 연말을 맞아 다시 각오를 다졌다. 그는 “나 자신에게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시즌 첫 목표를 “한 차례 이상 우승”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부상은 없는 상태다. 결국 자신감이 문제다. 우승이 안 나오니까 조급해지는 마음이 있었다. 우승을 다시 하면 그다음엔 탄탄대로를 달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에게 중요한 건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통산 19승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 빨리 20승을 달성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올해 안 나온 우승이 내년엔 나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오랫동안 손목, 허리 등의 통증으로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는 그런 부담이 줄어든 만큼 내년 상반기에 최대한 많은 대회를 출전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다음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출국해 3주간 몸만들기를 시작한다. 다음 달 14일 개막하는 시즌 개막전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부터 출전한다. 이 대회를 시작으로 시즌 첫 4개 대회에 연달아 나선다. 보통 시즌을 2월 말에 시작했던 것과는 큰 차이다. 내년 6월까지 15~18개 대회에 출전한다는 계획이다. 올 시즌 박인비는 LPGA 17개, 국내 3개 등 총 20개 대회에 나왔다.

박인비가 상반기에 많은 대회에 나서기로 한 건 올림픽 출전권 확보와도 관계있다. 그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두 번째 올림픽 출전과 2회 연속 금메달 꿈도 있다.

19일 현재 세계 14위인 박인비는 한국 선수 중에선 여섯 번째다. 도쿄올림픽 골프의 경우 내년 6월 말 기준으로 세계 랭킹 15위 안에 4명 이상 포함된 국가는 4명까지 출전권을 얻는다.

박인비는 “많은 선수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 서로 간의 포인트 격차가 작다. 그래서 (올림픽 출전) 기회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확률상 내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리우올림픽 금메달은 내가 거뒀던 모든 성과 중 가장 가치 있는 일이다. 가장 간절했던 무대였고 금메달을 땄다. 올림픽을 두 번 경험하는 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LPGA 사무국에서 진행하는 ‘2010년대 LPGA 최고 선수’ 팬 투표에서 4강에 올라간 상태다. 앞으로 리디아 고(뉴질랜드), 청야니(대만) 등과 겨뤄야 한다. 그는 “후보에 오른 건 감사한 일이다. (전체 후보) 16명은 다들 10년간 좋은 성적을 냈던 선수들”이라면서도 “어떤 기준에서 투표하는지, 인기투표 형식에서 이런 타이틀을 정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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