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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현역 불출마지역에 전략공천한다…위원장엔 '친문' 도종환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이 18일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략공천 후보·지역을 논의하는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 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는 재선의 도종환(충북 청주흥덕) 의원이 임명됐다.

민주당이 전략공천위원회를 출범시킨 건 앞으로 전략공천 논의를 수면 위로 꺼내겠다는 의미다. 전략공천이란 지역구에서 경선을 거치지 않고 당 지도부가 특정 인사를 후보로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민주당은 지난 4월 2020총선 공천제도를 발표하면서 “현역의원 공천은 경선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역의원이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는 지역은 당의 승리를 위해 전략공천을 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원교과서출판기념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원교과서출판기념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현역인 정세균·추미애 의원이 각각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되면서 서울 종로와 서울 광진을이 무주공산이 됐다. 종로는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출마설도 제기된 상황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다소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정 의원이 재선을 한 만큼, 다음 총선에서 빼앗기면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서울 광진을의 경우 한국당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지역이다. 이낙연 총리가 ‘원대복귀’ 하면 출마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로 거론되는 곳도 이 두 곳이다.

불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대표의 세종, 최근 나란히 불출마 기자회견을 연 원혜영 의원의 부천 오정과 백재현 의원의 경기 광명갑 등도 전략공천 고려 대상이다.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진영(서울 용산)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영선(서울 구로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경기 고양정)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경기 고양병)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불출마 가능성이 있는 이들의 지역구 역시 전략공천을 검토 중이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민주당은 19대 총선부터 당 비상설기구인 전략공천위원회를 설치, 전략공천 업무를 전담하게 했다. 당 대표의 입김으로부터 독립적인 기구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전략공천을 한다는 의도다. 하지만 위원장을 맡은 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당내 대표적인 친문(親文)계로 분류된다. 도 의원이 임명된 것은 다분히 이해찬 대표의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친문 성향 인물들이 대거 전략공천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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