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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中 최대포털 바이두 AI칩 내년 초 양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바이두가 개발하고 삼성이 위탁생산하는 AI칩 '쿤룬'. [사진 삼성전자]

바이두가 개발하고 삼성이 위탁생산하는 AI칩 '쿤룬'.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 기업 바이두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칩의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맡아 내년 초부터 양산한다. 바이두는 텐센트,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의 대표 IT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들 기업 3곳의 알파벳 앞글자를 붙여 ‘TAB’(탭)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18일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바이두의 AI 칩 '쿤룬'을 내년 초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에 따르면 바이두의 쿤룬은 클라우드, 엣지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의 AI에 활용할 수 있는 연산 칩이다. 바이두가 설계 툴(아키텍처)에 삼성전자의 14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공정과 최신 패키징 기술이 결합했다.

바이두와 개발부터 생산까지 긴밀히 협조 

삼성의 새로운 후공정 패키징 ‘아이큐브’는 연산 칩과 메모리반도체를 같은 기판에 나란히 배열하는 기술이다. 두 개 칩을 하나의 패키지에 담았기 때문에 칩 면적이 줄어들고, 데이터 전송 속도는 기존 대비 빨라진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바이두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삼성과 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에 이어 시장 2위 사업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10~12월)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는 TSMC(52.7%)가 차지하고, 삼성전자(17.8%)는 2위, 그다음이 글로벌파운드리(8%), UMC(6.8%) 등의 순일 것으로 예측했다.

바이두가 개발하고 삼성이 위탁생산하는 AI칩 '쿤룬'. [사진 삼성전자]

바이두가 개발하고 삼성이 위탁생산하는 AI칩 '쿤룬'. [사진 삼성전자]

삼성이 이번처럼 중국 반도체 설계 업체(팹리스 업체)를 공략할 경우, TSMC의 점유율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삼성의 점유율은 크게 늘어난다. 바이두나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 등 중국 팹리스는 전통적으로 대만 업체에 파운드리를 맡기는 사례가 많았다.

삼성, 파운드리 사업 확대 ‘잰걸음’

바이두에서 AI 반도체 개발을 총괄하는 오양지엔 수석 아키텍트는 “쿤룬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고성능 컴퓨팅 업계를 선도할 수 있어 기쁘다”며 “삼성의 HPC용 파운드리 솔루션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바이두는 현재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연산 칩 개발에도 뛰어든 상태다.

삼성 파운드리 역시 이번 협업으로 모바일 칩 위주에서 고성능 컴퓨터 칩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이상현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모바일 제품을 시작으로 이번에 고성능 컴퓨터 분야까지 파운드리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며 “향후에도 설계 지원 등을 통한 생태계 제공, 5나노 이하 미세 공정과 차세대 패키징 기술 등 종합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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