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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고혈당·고지혈…아프지 않아 더 위험한 이 질병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유재욱의 심야병원(60)

중년이 되면 혈액검사상 여태껏 정상이었던 수치가 하나둘씩 정상범위 밖으로 나가게 된다.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가서 의사에게 “혈압과 혈당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이렇게 가다가는 약 드셔야 해요”하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걱정과 함께 거부감을 느낀다. 그 이유는 “혈압약이나 당뇨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해”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도 거슬리고, 혹시 약의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일 수도 있다.

한편으로 아직은 내가 열심히 체중 조절하고 운동하면 혈압이나 혈당쯤은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고혈압이나 당뇨로 진단을 받아서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 약을 안 먹고 운동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는 하루 이틀에 생긴 질병이 아니다. 최소 십년 이상의 질병 전 단계 시기가 있었다. [사진 pixabay]

고혈압이나 당뇨는 하루 이틀에 생긴 질병이 아니다. 최소 십년 이상의 질병 전 단계 시기가 있었다. [사진 pixabay]

첫 번째 이유는 쓰리고((高혈압, 高혈당, 高지혈증)는 딱히 와 닿는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으면 어떻게든 생활습관도 고치고 노력을 하겠지만, 아픈 곳이 없으니 자신의 의지만으로 생활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어렵다. 그것을 지속해서 유지하기는 더욱더 힘들다.

두 번째 고혈압이나 당뇨는 하루 이틀에 생긴 질병이 아니다. 혈압 혈당이 올라가기까지 최소 십년 이상의 질병 전 단계 시기가 있었다. 그 기간 우리 몸은 혈압,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서 힘들게 애쓰다가 결국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하고 무너진 상태로 봐야 한다. 갑자기 생긴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체중조절, 운동을 몇 달 한다고 해서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고혈압, 당뇨 진단을 받고도 약을 먹지 않고 운동이나 식이요법으로 조절하려 하다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이 오는 사례가 있다. 진단을 받아 일단 약을 먹어야 할 상황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약을 먹어야 한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유산소 운동만 하는 것보다 효과가 좋다. [사진 pixabay]

운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유산소 운동만 하는 것보다 효과가 좋다. [사진 pixabay]

약을 안 먹고 생활습관을 바꾸면서 조절해야 하는 상황은 따로 있다. 고혈압 전 단계나 당뇨 전 단계다. 혈압의 경우 정상인 120/80mmHg보다는 높고 고혈압 진단기준인 140/90mmHg 안 되는 사람이거나, 당뇨병도 진단기준 120보다는 낮고, 정상기준 100이 넘는 대사증후군 환자들은 약을 먹기보다는 생활습관을 고치고 운동을 해서 조절해야 한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유산소 운동만 하는 것보다 효과가 좋다. 연구에 의하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한 군이 유산소 운동만 한 군 보다, 중성지방과 나쁜 LDL콜레스테롤이 각각 23%와 10%씩 더 낮아졌다.

재활의학과 의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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