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 결심하게 하는 데 도움줬다”…유엔 안보리 개최에 도발 시사한 北

중앙일보

입력

북한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를 소집한 데 대해 “우리로 하여금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명백한 결심을 내리게 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반발했다. 북한이 ‘새로운 길’로 표현한 연말 강경 노선의 실행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이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11일(현지시간) 북한의 추가 도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AFP=연합뉴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11일(현지시간) 북한의 추가 도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AFP=연합뉴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은 이번 회의 소집을 계기로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이 11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이 인공위성 또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경우 안보리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데 대한 첫 반응이다.

앞서 켈리 크래프트 미국 유엔대사는 “북한은 수주 안에 새로운 길을 채택하겠다고 위협하고 있고, 공개 성명을 통해 심각한 도발 재개를 시사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우주 비행체(인공위성)를 발사하거나 심지어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타격하기 위해 고안된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이같은 대북 경고 발언에 북한이 예상대로 ‘강 대 강’으로 맞서면서 추가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국이 이번 회의에서 ‘상응한 대응’이니 뭐니 하고 떠들었는데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으며 미국이 선택하는 그 어떤 것에도 상응한 대응을 해줄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금과 같이 예민한 때에 미국이 우리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안보리 공개회의를 주도하면서 대조선 압박 분위기를 고취한 데 대하여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대변인은 미국의 이중적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입만 벌리면 대화 타령을 늘어놓고 있는데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