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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혜영 “정치인생 마무리…제2 인생 시작” 불출마 선언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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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5선 원혜영 의원(왼쪽)과 3선 백재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정론관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5선 원혜영 의원(왼쪽)과 3선 백재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정론관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5선인 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20대 국회를 끝으로 저의 정치인생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부천시장 재직 시절) 수도권의 특색 없던 도시 부천을 문화도시로 재창조했고, 세계 최초로 버스안내시스템을 전면도입했다”며 “(국회의원으로서) 깨끗한 정치 실현과 국회선진화법 제정 등 정치개혁의 성과도 이뤄냈다”고 정치인생을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개헌, 선거제도 개혁, 국회개혁 등 일하는 정치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개혁과제들을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은 내내 안타깝고 아쉬운 부분”이라며 “우리 정치는 국민들로부터 칭찬보다는 비판과 질책의 대상이 되어왔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정치인에게는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와 함께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치를 만들어내겠다는 책임감 역시 중요하다”며 “그동안 뜻을 같이해온 여러 동료 후배 정치인들이 그 소임을 다해줄 것이라고 믿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내년이면 제 나이가 70이 된다. 은퇴자 1000만의 시대에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에 좋은 때라고 생각한다”며 “나이 70에 시작하는 새로운 인생은 좀 느린 속도로 주변을 돌아보면서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다시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로 도약시킨 위대한 국민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며 “분단을 넘어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가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그간 저를 지지해주시고 이끌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와 더불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부천 시민 여러분 그리고 자랑스러운 민주당원 여러분 저는 이번 20대 국회를 끝으로 저의 정치인생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20대 총선을 준비하면서부터 가져왔던 오래된 생각이었습니다.

1992년 14대 국회에 처음 등원한 이래 30년 가까이 선출직 공직자로 일했습니다. 부천시장으로 2차례, 국회의원으로 5차례 일해온 매순간이 제게는 너무나 영광되고 보람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동안 저에 대한 과분한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신 부천시민과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 발전과 정치개혁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주신 선후배 의원님들 그리고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일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당원 동지께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처음 정치하겠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렸을 때 하나님의 기준으로 바르게 할 수 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기준으로 잘할 수 있다고 약속드릴 수는 없지만 사람의 기준으로는 바르게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정의 실력 그리고 배려를 삶과 정치의 덕목으로 삼고 살아왔습니다. 학생시절 반독재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고 30대에는 식품회사 풀무원을 창업하여 경영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인생은 정치인으로 일해왔습니다.

과정과정마다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순탄한 여정이었습니다. 수도권의 특색없던 도시 부천을 문화도시로 재창조했고 세계 최초로 버스안내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여 상용화실용화 했습니다. 깨끗한 정치실현과 국회선진화법 제정 등 정치개혁의 성과도 이루어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제 스스로의 한계와 부족함도 인정해야 했습니다. 특히 개헌 선거제도 개혁 국회개혁 등 일하는 정치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개혁과제들을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은 내내 안타깝고 아쉬운 부분입니다. 우리 정치는 국민들로부터 칭찬보다는 비판과 질책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정치를 바꿀 수 없다고 외면하거나 포기하면 우리 정치는 희망이 없어집니다. 정치인에게는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와 함께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치를 만들어내겠다는 책임감 역시 중요합니다. 이제 저는 저의 소임을 다합니다만 그동안 뜻을 같이해온 여러 동료 후배 정치인들이 그 소임을 다해줄 것이라고 믿고 기대합니다. 특히 민주주의와 사회정의 실현에 앞장섰던 후배 세대 정치인들이 더 큰 책임감으로 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세대의 징검다리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20대국회 임기가 끝나는 내년이면 제 나이가 70이 됩니다. 은퇴자 천만의 시대에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에 좋은 때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70에 시작하는 새로운 인생은 좀 느린 속도로 주변을 돌아보면서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다시 도전해보겠습니다.

끝으로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로 도약시킨 위대한 국민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분단을 넘어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가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그간 저를 지지해주시고 이끌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더불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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