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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61조 승부···현대차, 이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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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미래 계획이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4일 발표한 '2025 전략'은 첫번째 포석이다. 지난 10월 미래차 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하는 정 수석부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미래 계획이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4일 발표한 '2025 전략'은 첫번째 포석이다. 지난 10월 미래차 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하는 정 수석부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미래 전략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다.

지금까지 대략적인 밑그림이나 개별 투자계획만 공개했다면 이번엔 2025년까지의 타임라인과 사업계획, 재무목표까지 구체화했다. 무엇보다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Smart Mobility Device)’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Smart Mobility Service)’의 양대 사업구조로 재편하겠다는 선언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자동차 2025 목표.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대자동차 2025 목표.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이날 중장기 혁신계획 ‘2025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 전략’에서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41조1000억원)와 미래사업 역량 확보(20조원) 등 61조1000억원을 투자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8% 달성 ▶세계 자동차 시장점유율 5% 확보 등의 숫자를 제시했다.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서비스 등 2대 사업구조를 축으로 ▶기존 내연기관 고수익화 ▶전동(electrification)차 선도 리더십 ▶플랫폼 사업기반 구축 등 3대 전략 방향도 설정했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그룹의 '2025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그룹의 '2025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지난 10월 직원과의 대화(타운홀 미팅)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밝혔던 미래 사업 구조도 구체화했다. 개인용 비행차량(PAV·Personal Air Vehicle), 로보틱스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PAV와 다중 모빌리티(multi modal·다양한 탈 것을 융합한 통합 이동성)를 통해 ‘도심항공 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 플랫폼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는 내용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를 융합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기로 했다. 개별 제품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겠단 의미다.

현대자동차 2025 전략.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대자동차 2025 전략.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기차 분야에선 2025년까지 전동화 차량 67만대(배터리 전기차 56만대, 수소전기차 11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3대 전기차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2021년 첫 전동화 모델을 출시하며 2024년 이후 라인업을 본격 확대한다.

‘박리다매’ 전략도 수정한다. 앞으론 좋은 제품을 제값 받고 팔겠다는 계획이다. 고도화된 음성 조작기능과 AI 비서 등 개인화 기능, 자율주행·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전 차종에 확대 적용한다. 2022년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해 2024년 양산하기로 했다.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를 통합 관리하는 ‘모빌리티 플랫폼’도 내놓는다. 차량은 물론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발생하는 ‘빅 데이터’를 확보해 자동차 정비·관리, 금융·보험, 충전은 물론 쇼핑, 배송, 스트리밍, 음식주문, 다중 모빌리티 등 맞춤형 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 2025년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 수익전략.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대자동차그룹 2025년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 수익전략.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전략기술본부가 제시한 방향에 재무·기획 등 부서가 투자금액과 예산, 예상수익까지 시뮬레이션해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라며 “CEO(이원희 사장)가 투자자 설명회를 통해 발표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세타2 엔진 문제를 해결하고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현대차 수익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규모 투자와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 대해 주주에게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것은 바람직하지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더욱 치밀한 미래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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