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돈이 작가를 타락시킨다는 데 반대한다. 출판사의 선불 고료나 재단 후원금이 없었다면 제임스 조이스나 윌리엄 포크너 같은 대문호가 쉽게 나올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미국 독립음반사들은 특정 음악을 방송에 틀어준 대가로 DJ에게 돈을 건네기도 했다. 또 옛날 사람들이 셰익스피어만 읽고, 베토벤만 들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저자는 오히려 그보다 못한 예술가들이 닦아놓은 폭넓은 시장이 있었기에 천재 예술가, 걸작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그에게 현대 문화의 몰락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과연 그럴까. 순수 문학, 혹은 예술 영화의 위기는 일부 호사가의 불평에 불과한 것일까. 신간에 대한 공감적.비판적 입장을 들어본다.
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