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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에 눈물 ‘주룩’, 시야 ‘흐릿’..겨울철 눈 건강 지키는 법은

중앙일보

입력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철 선글라스는 필수품이다. 피부를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과 같다. 그런데 겨울철 자외선이 여름철 못지않게 눈 건강에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눈 건강을 위해 많은 관리가 필요한 계절이 바로 겨울이라는 얘기다. 건조해진 공기도 눈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28일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경민 안과 교수를 통해 겨울철 눈 건강을 지키는 법을 알아봤다.

건조하고 면역력 떨어져..안구건조증·눈물흘림증 주의보 #“수분 보충, 혈액 순환 돕는 마사지 눈 보호에 도움”

찬바람에 눈물 주룩 ‘유루증’..눈 뻑뻑 ‘건조증’도 주의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지고 몸속 수분이 줄어드는 이맘때 눈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가벼운 충혈부터 안구건조증 등 다양한 눈 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이 교수는 “겨울은 다른 계절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자외선이 쏟아져 내릴 뿐만 아니라 지표면에 쌓인 눈에서도 자외선이 반사돼 눈에 손상을 준다”고 말했다.

특히 사방이 눈으로 둘러싸인 스키장에서는 자외선에 노출될 확률이 훨씬 높다.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으면 망막에 자극을 줘 안구 노화가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찬 대기와 겨울철 난방 탓에 실내가 건조해지는 것 또한 눈에 치명적이다. 이 교수는 “눈이 민감한 편이라면 눈이 뻑뻑하거나 침침하고 따가운 안구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을 방치하면 각막 손상까지 갈 수 있어 상태가 악화하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눈물이 과다 분비돼 줄줄 흐르는 유루증 또한 겨울철 주의해야 할 안구 질환 중 하나다. 눈물흘림증이라고도 한다. 유루증은 찬바람이 눈을 자극해 발생한다. 눈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시야가 뿌옇게 보이기도 한다. 유루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코 주변까지 빨갛게 염증이 생기는 누낭염으로 악화할 위험도 있다. 눈물이 흘러 시야를 가리면 시력이 저하될 수 있고 눈물이 흐르는 길에서 세균이 감염돼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실내 외 온도 차로 신체 면역력이 약해지면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 결막염도 나타날 수 있다.

눈 촉촉하게 하고 자극 주며 마사지 도움 

겨울철 눈 관리 4계명은 뭘까. 먼저 눈이 촉촉하도록 수분을 보충해주는 게 중요하다. 이 교수는 “겨울철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고 눈의 피로를 덜기 위해 몸과 주변 환경 모두 적정 수준의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물을 충분히 섭취해 수분을 보충하고, 눈이 충혈되거나 뻑뻑할 때는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 이 교수는 다만 “인공눈물을 하루 4번 이상 사용해야 할 정도로 눈이 건조하다면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난방을 틀었을 경우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40~60%로 맞춰야 한다. 자주 환기를 해 건조한 실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낸다. 시력이 나쁘다면 눈을 건조하게 만드는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쓰는 게 눈 건강에 도움된다. 눈에 자극을 주는 염색약, 헤어스프레이, 헤어드라이어의 사용을 가능한 자제하는 게 좋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인공 눈물을 사용하는 환자 이미지. [중앙포토]

인공 눈물을 사용하는 환자 이미지. [중앙포토]

두 번째로 눈도 쉴 수 있게 적당한 시간을 주는 것이다. 오랜 시간 모니터나 TV를 볼 경우 중간중간 눈을 감거나 깜빡이고, 먼 곳을 바라보면서 눈의 피로를 풀어주라는 얘기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간혹 어두운 잠자리에서도 스마트폰을 놓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 교수는 “강한 빛이 눈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며 “잠들기 전 눈을 감은 상태에서 따뜻한 물수건을 눈 위에 5분 정도 올려놓으면 눈 주위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야외활동 시엔 여름철처럼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자외선과 매서운 바람으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틈날 때마다 눈에 적당한 자극을 주면서 마사지해주는 게 좋다. 일단 눈이 피로할 때 검지와 중지로 눈 주위 뼈를 천천히 누른 뒤 관자놀이를 꾹 누른다. 처음에는 천천히 누르다가 서서히 강도를 높여 세게 자극하는 것이 포인트다. 그런 다음 눈썹과 눈두덩 사이에 움푹 들어간 곳을 엄지로 지그시 누른 뒤 눈을 감은 상태에서 눈두덩을 가볍게 문지른다. 마지막으로 양손을 비벼 열을 낸 뒤 눈 위에 올린다. “양손을 20~30차례 비벼 열을 내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눈두덩에 손바닥을 올린 뒤 원을 그리듯 눈동자를 돌리며 마사지하라”고 이 교수는 조언했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경민 안과 교수. [사진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경민 안과 교수. [사진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음식으로 시력을 보호할 수 있다. 비타민 A가 풍부한 시금치, 당근, 늙은 호박, 적색 파프리카, 단감, 동물의 간 등이 좋다. 비타민 A는 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시야를 밝게 해줘 안구건조증과 야맹증을 예방하고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시금치에는 비타민 A뿐 아니라 눈 주변에 쌓이는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물질인 루테인과 제아크산틴 또한 풍부하다. 케일과 브로콜리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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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도 눈 건강에 좋다. 특히 아몬드는 비타민 E가 풍부해 눈 세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땅콩과 해바라기 씨는 철분과 마그네슘이 많아 눈이 떨리는 증상을 예방하고 완화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가지, 블루베리, 포도 같은 보라색 식품에는 눈의 피로를 해소하고 백내장을 예방하며 노화로 인한 시력 저하 예방에 효과적인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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