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지지율에 대해 “올라가는 재미도 있어야 한다”며 지지율 상승에 기대를 내비쳤다.
박 시장은 27일 종로구 가회동 시장 공관에서 기자단과 간담회를 했다. ‘지지율이 3%대에서 오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괴로운 질문을 또 한다. 더 올라가라고 하는 것이다”고 답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했더니 박 시장의 지지율은 4%로 나왔다. 지난 10월 1일은 3%였다.
이달 초 조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29%,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12%였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각각 6%,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각각 5%다.
기자들이 익명으로 설문지를 작성했고, 박 시장이 무작위로 집어서 응답했다. 대선 출마 의향과 발표 시기를 묻는 질문에 박시장은 “수없이 말을 했기 때문에 이하 동문이다”고 일축했다. 박 시장은 지난 7월 기자단 공관 만찬 간담회에서 차기 대선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자신을 꼽으며 출마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박 시장은 “결국 민심을 얻는 것이다”며 ‘수가재주역가복주’라는 고사성어를 언급했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라는 뜻이다. 박 시장은 “처음 시장이 될 때 아무 조직도 자금도 없었다”며 “시민의 마음을 가득 샀기 때문에 바람 타고 항해할 수 있었다. 거대한 항공모함도 결국 엔진이 고장 나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된 것에 대해 국회와 어떤 소통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법 통과를 위해 국회에 요청하고 설득하고, 압력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오성규 서울시 비서실장은 “내일 민주당의 유력 간부를 만나기로 돼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만나서도) 해결 안 되면 광화문광장에서 농성해야 하나. 미세먼지는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데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중단을 아쉬워했다. 박 시장은 “쭉 진행되다가 갑자기 중지했다. 광화문광장과 을지로 재개발을 중지시켰는데 이미 하는 것을 중단시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다시 우리가 새롭게 시작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해야 한다”며 “잘못된 것 혹은 잘못됐을 거라고 의심되는 것은 과감히 중단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다음달 8일 민주연구원의 유튜브 채널 ‘의사소통TV’에 나올 예정이다. 지난 20일 녹화했다.
박 시장은 이날 촬영장에서 자신과 청와대·더불어민주당은 ‘원 팀(One Team)’이란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 서울시장 당선 때는 ‘시민단체 출신’인 점이 부각했지만, 재선된 뒤에는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판단하고 행동해왔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세 번째 서울시장 선거 때는 스스로 서울시 ‘야전사령관’임을 자처하며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었다고 한다.
박해리·임선영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