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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야생 사슴 뱃속에서 나온 쓰레기들…플라스틱만 7kg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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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없음. [픽사베이]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없음. [픽사베이]

태국 한 국립공원의 야생 사슴 뱃속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7㎏가 나와 다시 한 번 환경 오염 심각성을 일깨우고 있다.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6일 북부 람팡주에 있는 쿤 사탄 국립공원 사무소 근처에서 수컷 야생 사슴이 발견됐다.

이 사슴은 키 135㎝에 몸길이 230㎝, 몸무게 200㎏에 달하는 대형 야생 동물로 10살이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발견 당시 사슴은 죽은 지 수일이 지난 듯 다소 여위고, 털이 빠져있었다. 또 발굽에도 문제가 보이는 등 건강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사체 부검에 나섰다.

부검 결과 사슴의 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비롯해 속옷, 손수건 등이 나왔다. 위에서 나온 쓰레기양은 플라스틱 쓰레기만 7㎏에 달했다. 플라스틱 쓰레기에는 커피 용기와 즉석 라면 용기, 비닐봉지, 고무장갑, 플라스틱 밧줄 등이 포함됐다.

쿤 사탄 국립공원에서 사체로 발견된 수컷 야생 사슴 [방콕포스트=연합뉴스]

쿤 사탄 국립공원에서 사체로 발견된 수컷 야생 사슴 [방콕포스트=연합뉴스]

국립공원 사무소 측은 사슴이 각종 쓰레기를 먹어 장이 막히면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사건으로 해당 국립공원은 내년 1월 1일부터 비닐봉지나 일회용 도시락 등 플라스틱 제품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태국은 지난 8월에도 해양 쓰레기로 멸종위기 해양 포유류 듀공 '마리암'을 잃은 바 있다. 지난 4월 남부 끄라비 지역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발견된 마리암은 듀공 보호구역으로 옮겨져 보호를 받던 중 숨졌다.

국립공원보호국은 바다에 폭우와 거친 파도가 예보되자 마리암을 해상 보호구역에서 실내 수조로 옮겼다. 하지만 숨을 거둔 마리암의 장에서 20㎝ 크기의 플라스틱 한 조각을 발견했다. 보호국은 마리암이 플라스틱을 먹고 위장 염증 등 쇼크와 고통을 겪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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