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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 5등급에서 전교 10등으로 껑충,비결은 '메타 인지'

중앙일보

입력

요즘 학생들과 학년 막바지 상담을 하느라 바쁘다. 모든 학생에게 정성을 쏟고자 하지만 관심이 더 가는 경우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지하나 샘의 '교육을 부탁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 찾고, 출제자 의도 찾아 학습 #모르는 것 한 권에 모아두는 단권화 학습도 효과적

그중에서도 항상 노력하는 모습 때문에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는 학생 A가 있다. A는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는데도 이번에 성적이 크게 올랐다. 조만간 전교 10위권에 진입할 기세다.

22년의 교직 생활과 10년이 넘게 이어온 학습 상담 때문인지 이젠 "누가 성적이 오르고 떨어지겠구나"라고 예측하면 내가 생각해도 깜짝 놀랄 정도로 맞아떨어지는 일이 많다. 그 학생을 둘러싼 학습 생태계, 과제 집착력 그리고 학습에 대한 '메타 인지'를 갖춰가고 있는지가 성적 향상의 희비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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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1학기 초 중간고사 때만 해도 5등급의 국어 성적을 받아들고 "국어 교과서를 통째로 달달 외웠는데 고작  5등급이라니"라며 크게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낙심하지는 않았다. A는 아주 어른스러웠다.

“이 정도로 했는데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공부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여기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포인트다. 일반적인 아이라면 한바탕 울고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A는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고 상황을 고려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개선책을 찾으려 했다. 이것이 바로 '메타인지' 능력이다.

A는 익숙한 자문이라고 해도 문제에 따라 여러 가지 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다양한 응용력을 기르려면 어떡하지"라고 고민하다가 평소 기출  모의고사를 풀면서 문제마다 담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훈련을 했다. 그 결과 다음 시험에서는 2등급, 다음 학기에는 1등급을 받게 됐다.

국어 과목뿐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출제자의 의도를 생각하게 됐다. 그는 “예전에는 개념을 그냥 읽어 내려갔는데 요즘은 '이런 문제는 시험문제로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표시하면서 읽는다"고 했다. 이 부분도 매우 중요한 학습법이다. 출제자의 관점으로 공부하는 것은 예전부터 매우 효과적인 공부법이다.

성적 향상의 비결이 또 있다.그는 "학교에서 배운 지문은 다시 집에 와서 동영상 강의로 한 번 더 듣고 나서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지 않은 것은 하나의 노트에 정리해요. 또 틀린 문제 뒤에 있는 해설지에 나와 있는 설명 중 몰랐던 것도 같은 노트에 기록해요."라고 말했다.

난 깜짝 놀랐다. 이 방법은 상위 1%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권화라는 공부법이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런 공부법을 몸에 익힌 것이다.

사실 이 방법을 실천하려면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틀리지 않겠다는 집요함이 있어야 한다.

작년에 전교 10위권 학생을 모아 실시했던 공부포럼에서 5명의 아이 대부분은 같은 말을 했다. 공부에 쏟는 에너지가 100%이라면 95점을 위해서 40% 정도를 사용했고, 나머지 5점을 더 맞기 위해 60%의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극상위권 아이들은 문제를 맞히려고 하지 않고 틀리지 않으려고 한다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공부 포럼에서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시험 기간은 저에겐 추수 감사 기간이에요. 시험 보기 전 틀린 문제가 나오면 그 문제가 너무 고마워서 하트 표시를 하고 ‘시험 보기 전 지금 나와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답니다."

지하나 덕소고 교사

남양주 덕소고 교사. 23년 차 베테랑. 한문 교사이자 1급 학습 코치 및 전문상담교사. 취미이자 직업이 학생 상담. 1000여 명의 학생의 학습 심리 테스트를 진행했다. 자기 주도 학습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썼고 학교에서 ‘자기 주도 학습 클리닉’과 ‘학종내비게이션’(학종 지도 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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