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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 문제를 너무 꼬아서 생각하는 아이, 이런 아이 학습법은?

중앙일보

입력

사람마다 기질에 따른 행동 패턴이 있다. 행동을 관찰하면 기질을 알 수 있으며, 각각에 맞는 적절한 학습방식을 고를 수 있다.

'지하나 샘 교육을 부탁해' 기질별 학습법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 '탐구형 아이' #행동력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히포크라테스는 기질을 다혈질·담즙질·우울질·점액질로 나눴다. 오늘은 그중에서 우울질(탐구형) 아이의 학습법을 다루고자 한다.

이들은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집에 있기를 좋아하면서도 책이나 매체를 통해 무언가 탐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말이 적어서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전달력보다 생각이 훨씬 민첩하다. 그렇다면 탐구심 많은 아이는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

지하나 샘의 '교육을 부탁해' <2> 탐구형 아이들의 학습법

지하나 샘 '교육을 부탁해'

첫째, 초반 집중보다 후반 집중이 유리하다. 

이들은 책상에 앉으면 바로 집중하기 어렵다. 필통을 뒤적거리는 등 집중하기까지 각자의 독특한 리추얼이 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답답해 잔소리가 나가기 쉽다. 하지만 일단 몰입하면 2~3시간 이상을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

둘째, 같은 탐구형 아이와 어울리면 좋다.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와 언어, 그리고 관심 분야가 남다르다. 그 때문에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를 한 반에  1~2명꼴로 발견할 수 있는데, 사고 수준이 서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과 비슷한 아이와 어울릴 때면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면서 정서적 유대감을 보완할 수 있다.

셋째, 깊이 빠지는 방식이 좋다. 

이들은 호기심과 함께 뭔가를 안다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친구와 노는 것만큼, 때로는 그 이상으로 매체를 파고들거나 관심 분야와 관련된 체험 활동을 좋아한다. 엄마들은 이들의 감각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한 가지에만 빠져있다고 걱정하게 된다. 하지만 무리하게 학습으로 유도하기보다는, 오히려 만족할 만큼 빠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느 정도 지적 호기심이 충족되었다고 여겨지면 자연스레 빠져나와 다른 분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식의 깊이와 넓이가 확장된다.

넷째, 계독을 통해 확장하자.

계독이란 관련된 도서를 계속 이어서 읽는 방식을 말한다. 지식을 확장하는 효과적인 방식이다. 아이가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그저 스쳐 지나가지 말고, 재빨리 관련 책을 사주거나 도서관에서 빌려주는 것이 좋다. 똘망(자녀 애칭) 군은 초등 저학년 때부터 무기에 빠졌는데, 무기나 전쟁사 관련 도서를 사줬더니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었다. 책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어휘나 지식 확장에 큰 도움이 됐다.

다섯째, 쉬운 문제는 쉽게 푸는 훈련이 필요하다.   

평소 깊이 생각하며 원리 중심의 공부를 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너무 깊게 생각하는 성향이 있다. 시험 볼 때 남들은 잘 맞추는 쉬운 문제를 어이없이 틀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쉬운 문제가 나올 리가 없지'라고 꼬아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는 시험을 낼 때 예상 평균 점수가 나오도록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를 골고루 낸다. 깊은 사고를 요구하지 않는 단답형 문제도 포함하게 된다. 실제로 아이들의 사기를 꺾지 않기 위해서 1번 2번 문항을 쉽게 출제할 때도 잦다.

여섯째, 혼자 공부하는 방식이 유리하다.

독립적인 부분이 강한 학생들이라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행동형 아이와 함께 공부할 때, 오히려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서로 공부 사이클이 다르기 때문이다. 집중할 만하면 자꾸 나가자고 하고 라면 먹자고 하니 처음엔 좀 맞춰주다가 결국 폭발하게 된다. 친구와는 다른 방식으로 어울리고 공부에서는 자기만의 리듬에 따라 진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좋겠다.

일곱 번째 사교육을 한다면 개인과외가 좋다. 

뻔히 아는 내용을 다시 듣는 방식의 학원 수업에 대해서 이들은 고통을 느낀다. 자신이 모르는 바를 콕 집어서 질문하고 싶어도, 일반 학원에서는 오히려 불가능할 때가 많다. 개인 과외, 그중에서도 되도록 탐구형 선생님이 원리 중심으로 질문에 반응하는 식으로 가르치면 효과적이다.

여덟째  행동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라.

사고의 깊이와 신중함이 있는 대신, 행동에서는 다소 민첩함이 떨어질 수 있다. 행동력을 기를 수 있도록 관심 영역이 생겼을 때 도전적 과제를 주어 경험을 확장 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곤충을 좋아하지만 집에서 곤충 책만 읽는 아이라면 곤충 채집도 하고 곤충박물관, 박람회에도 가보도록 유도하라. 그 이후에 계독으로 연결하면 더 좋다.

아홉 번째 자신의 관심 영역에만 치중할 위험이 있다.

자신이 관심 있는 영역만 좋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과목 간 불균형이 자주 발생한다. 이과적 탐구 유형이라면 과학이나 수학은 쉽게 100점을 맞으면서도 문학이나 영어에서는 50점을 맞는 식이다. 원리가 필요하지 않은 단순 암기식 학습을 싫어하기 때문에, 착실히 기본기를 쌓는 유형의 학습에 약해지는 성향이 있다. 단순 반복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 예를 들어 영어 어휘라면 어원이나 연상법 등을 활용하도록 한다. 또한 부모가 직접, 또는 사교육을 통해 이들이 약한 단순 반복의 루틴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잡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하나 덕소고 교사

 남양주 덕소고 교사. 23년 차 베테랑. 한문 교사이자 1급 학습 코치 및 전문상담교사. 취미이자 직업이 학생 상담. 1000여 명의 학생의 학습 심리 테스트를 진행했다. 자기 주도 학습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썼고 학교에서 ‘자기 주도 학습 클리닉’과 ‘학종내비게이션’(학종 지도 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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