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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에 오염된 영풍 석포제련소 지하수 외부 누출 가능성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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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안동댐 상류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 대기오염으로 인해 주변 산림이 훼손되고, 산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중앙포토]

낙동강 안동댐 상류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 대기오염으로 인해 주변 산림이 훼손되고, 산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중앙포토]

낙동강 안동댐 상류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의 오염된 지하수가 주변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낙동강 상류가 경북 봉화군 석포면 소재 석포제련소를 지나면서 물과 퇴적토 속 중금속 농도가 급격히 상승해 제련소가 낙동강을 오염시키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환경부는 21일 석포제련소 주변 오염 상황 등을 조사한 '낙동강 상류(영풍제련소~안동댐) 환경관리 협의회(이하 협의회)'의 활동 현황을 발표했다.

안동댐 상류 중금속 오염 원인 규명, 대책 마련 위해 구성된 협의회는 토양·폐광, 수질·퇴적물, 수생태, 산림, 대기, 건강영향, 침출수 조사 등 7개 분과로 이뤄져 있으며,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전문가 등 12명의 공동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는 지난해 3월 첫 회의를 시작해 지난달까지 총 13차례 회의를 가졌다.

환경부는 이날 침출수와 수질·퇴적토 등 조사가 완료된 일부 분과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오염 지하수 유출 가능성 높아

㈜영풍 석포제련소의 한 배출구. 제련소 측은 폐수가 아니라 하수와 스팀 응축수가 배출되는 곳이라고 주장한다. [중앙포토]

㈜영풍 석포제련소의 한 배출구. 제련소 측은 폐수가 아니라 하수와 스팀 응축수가 배출되는 곳이라고 주장한다. [중앙포토]

침출수 분과는 지난해 7월 석포제련소 2공장 옆 하천으로 중금속 오염 침출수 유출이 의심된다는 언론 보도에 따라 추가로 구성됐다.
협의회의 조사 결과, 사업장 내 폐수가 하천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설치한 차수벽의 그라우팅 시공 상태가 부실했고, 차수벽 자체도 설계보다 물이 80배(투수계수 기준)나 잘 통과하도록 시공한 것으로 드러나 제 기능을 못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2공장 지하수에서는 카드뮴이 지하수 공업용수 기준치의 6~110배로 검출됐고, 수소이온농도(pH)는 3.4~4로 산성을 띠고 있었다.
공장 내부 지하수 수위가 외부보다 2~3m 높게 설계돼 있어 공장 외부로 오염된 지하수가 누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금속으로 오염된 지하수가 공장 외부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크고, 경우에 따라 하천까지 오염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4월 환경부 중앙환경기동단속반의 점검 결과, 1공장 내부 지하수에서도 고농도 중금속 오염이 발견됨에 따라 침출수 분과는 조사범위를 1공장으로 확대한 상태다.

낙동강 상류 수질·퇴적토 오염

㈜영풍 석포제련소는 안동댐 상류 낙동강변에 위치하고 있다. 석포제련소는 안동댐 중금속 오염의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다. [중앙포토]

㈜영풍 석포제련소는 안동댐 상류 낙동강변에 위치하고 있다. 석포제련소는 안동댐 중금속 오염의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다. [중앙포토]

안동댐 상류 수질을 4차례 분석한 결과, 석포제련소 상류 쪽보다는 하류에서 카드뮴과 아연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제련소 상류에서는 카드뮴 농도가 0.2ppb(10억분의 1, ㎍/L)였으나, 제련소 하류에서는 27.8배인 5.56 ppb로 상승했다. 하천 환경기준인 5ppb도 초과했다.
또, 아연의 경우도 26ppb에서 석포제련소를 지난 뒤에는 6.6배인 171ppb로 높아졌다.

두 차례 조사한 하천 퇴적토의 경우도 석포제련소 상류와 비교하면 하류에서 카드뮴·아연 농도가 높았다.
석포제련소 상류 퇴적토의 카드뮴 농도는 1.41~2.44 ppm(100만분의 1, ㎎/㎏)이었으나, 제련소 하류에서는 9.7~37.74ppm으로 치솟았다.
아연의 경우도 334.8~564.7ppm에서 729.6~2960.5ppm으로 훨씬 높았다.

내년 말 종합 개선대책 제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 1월 17일 오후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 석포제련소를 방문해 사측 관계자와 폐수처리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환경부=연합뉴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 1월 17일 오후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 석포제련소를 방문해 사측 관계자와 폐수처리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환경부=연합뉴스]

대구지방환경관리청 이기준 수질관리과장은 "침출수는 공장 폐수처리장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하수를 오염시킬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데이터로 보면 낙동강 물과 퇴적토의 중금속 오염은 제련소와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분야별 조사·연구 결과를 종합해 내년 말까지 안동댐 상류 환경오염 개선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안동댐 상류 중금속 오염원의 하나인 낙동강 강변의 광물 찌꺼기 처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는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일원에서 처리 시범사업으로 1256㎥의 광물 찌꺼기를 처리하고 있으며, 2021년까지 총 2만789㎥의 광물 찌꺼기를 제거할 계획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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