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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의 국가대표 유격수, 이제는 김하성의 시대다

중앙일보

입력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시상식에서 최고 유격수로 선정된 김하성. [도쿄=연합뉴스]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시상식에서 최고 유격수로 선정된 김하성. [도쿄=연합뉴스]

기나긴 시즌,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두 번의 준우승. 2019 시즌을 마무리한 한국 대표 유격수 김하성(24·키움)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프리미어12 3할대 타율, 깔끔한 수비 #대회 베스트11 유격수 부문 수상 #준우승 아쉬움 삼키며 "내년엔 이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랭킹 3위)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세계 1위)에 3-5로 역전패했다. 2015년 제1회 프리미어12 우승팀인 한국은 2연패(連霸)에 실패했다. 대표팀 주전 유격수 김하성으로선 두 번째 아픔이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소속팀 키움이 준우승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17일 일본과 결승전 1회 선제 투런포를 친 뒤 이정후와 함께 기뻐하는 김하성(왼쪽). [도쿄=뉴스1]

17일 일본과 결승전 1회 선제 투런포를 친 뒤 이정후와 함께 기뻐하는 김하성(왼쪽). [도쿄=뉴스1]

하지만 이번 대회 김하성의 활약은 눈부셨다. 수퍼 라운드 일본전을 제외하면 대표팀이 치른 8경기 중 7경기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수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타율 0.333(27타수 9안타), 1홈런 6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919를 기록했다. 결승전에서도 1회 초 일본 선발 야마구치 슌을 상대로 때린 선제 투런포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렸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또다시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국가대표 유격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대표팀 통산 성적은 18경기 타율 0.304, 3홈런 8타점이 됐다.

김하성은 "일단, 졌으니까…"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년 도쿄올림픽을 포함해 국제대회 많기 때문에 잘해야겠다"라는 말부터 꺼냈다. 홈런에 대해선 "일본 투수들이 변화구를 많이 던지기 때문에 타이밍을 늦게 잡았다. 마침 포크볼이 와서 홈런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5회 안타를 치고나간 뒤 김재환의 깊은 플라이 때 태그업을 하다 2루에서 아웃됐다. 김하성은 "1점 차였고. 득점권에 어떻게든 가고 싶었다. 일본 투수들 퀵모션이 좋아 도루하기 쉽지 않았다"며 "그래서 깊은 타구라고 생각하고 리터치했다. 죽은 거는 뭐 어쩔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팀 후배 이정후(외야수 부문)와 함께 이번 대회 베스트 11 유격수로 선정됐다. 김하성은 "수상은 중요하지 않다. 2등 팀한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큰 감흥은 없다. 크게 말할 게 없는 거 같다"고 했다. 그는 "모든 경기를 이기려고 최선을 다했다. 오늘은 아쉽게 졌지만 야구는 꼴찌가 1등을 이길 수도 있고, 누가 이길 지 모르는 스포츠"라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 잘 한 점을 꼽아달라는 말에도 "안 다치고 결승까지 뛰었다는 정도 뿐"이라고 했다.

유격수로서 이번 대회 좋은 수비를 보여준 김하성. [연합뉴스]

유격수로서 이번 대회 좋은 수비를 보여준 김하성. [연합뉴스]

아쉽게 준우승으로 끝났지만 대표팀은 2020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내년 8월, 다시 한 번 일본과 대결할 수도 있다. 김하성은 "내년 시즌 잘 준비해서, 뽑힌다면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을 잘 기억해서 내년에는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선수들)다 성장했을 거라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내년엔 이겨서 기쁜 마음으로 한국에 가고 싶다"고 했다.

올 시즌 김하성은 치열한 시즌을 치렀다. 포스트시즌에서 11경기를 치렀고, 휴식 없이 대표팀까지 왔다. 하지만 키움과 대표팀 모두 정상 앞에서 물러나야 했다. 김하성은 "엄청 긴 시즌이었다. 2월부터 시작해서 11월까지 길게 느껴져다.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고 프리미어12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많은 경험을 했고, 개인적으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시즌"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야구할 날이 더 많기 때문에 올해를 잘 기억하고,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도쿄(일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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