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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골프' 징계했는데 … 한나라, 홍문종 전 경기도당 위원장만 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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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이 수해지역에서 골프를 친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을 제명했다. 한나라당이 주요 당원을 제명한 것은 1999년 10월 당론에 반대한 당시 이미경.이수인 의원 문제 이래 7년 만이다. 한나라당은 24일 윤리위원회(위원장 이해봉)와 강재섭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최근 '수해 골프', 호남 비하 발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당 관계자들의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당 윤리위는 홍 전 위원장과 함께 골프를 친 김철기.김용수 경기도당 부위원장, 이재영 평택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옛 지구당위원장), 홍영기 용인갑 위원장, 이영수 중앙위 청년분과위원장에 대해서는 1년간의 당원권 정지 처분을 내렸다. 한나라당의 징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로 구분되며 1년은 당원권 정지의 최장 기간이다.

또 골프를 치지는 않았지만 수해지역에서 함께 식사와 숙박을 한 김성수 동두천-양주 당협위원장, 안형준 남양주갑 위원장, 정웅교 안산 단원갑 위원장은 경고조치했다.

◆ 호남 비하 발언도 징계=당 윤리위는 호남 비하 발언을 한 이효선 광명시장에 대해서도 1년간 당원권 정지 처분을 했다. 이 시장은 12일 광명시 하안2동 기관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남 출신 전임 시장의 인사를 비판하며 "전라도놈들은 이래서 욕먹어"라고 말한 것으로 지역신문에 보도돼 물의를 빚었다. 이 시장은 윤리위에서 "잘못된 인사를 비판하는 취지였으며, 욕을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원회는 그러나 윤리위의 이 시장에 대한 제재 수준이 낮다고 판단, 탈당을 권유키로 결정했다. 또 윤리위는 수해지역 단체장으로서 '음주 가무'논란을 일으킨 김동성 단양군수와 '수해기간 중 휴가'로 비판을 받은 엄태영 제천시장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 YS, "민심이 참 나쁘다"=김영삼 전 대통령은 24일 신임 인사차 상도동 자택을 찾은 강재섭 대표에게 "골프사건에 대해 민심이 참 나쁘다. 교만하다고 한다"며 "아침마다 배드민턴을 치는데 만나는 사람들이 굉장히 비판한다"고 말했다.

◆ "솜방망이 징계"=열린우리당과 민주당.민노당은 한나라당의 제재에 대해 "국민을 우롱한 솜방망이 징계"라고 일제히 비난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해찬 전 총리의 골프사건 때는 연일 비판에 몰두하던 한나라당이 막상 자기식구는 감싸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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