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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바뀐 토익 요령은 반·복·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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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토익(TOEIC)은 구직자들이 꼭 넘어야 할 관문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서류전형 때 토익 점수를 가장 많이 본다. 또 행정·사법고시는 700점, 외무고시는 750점이 넘어야 1차 시험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올 5월에 토익 시험이 일부 개정돼 많은 구직자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5점이라도 더 따고 싶지만 예전보다 지문이 길어지고 듣기 문제의 발음도 다양해졌다.

◆어떻게 바뀌었나=토익 시험을 출제하는 미국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는 뉴 토익의 특징으로 ▶발음의 다양성 ▶질문 내용의 장문화▶틀린 문장 고치기 폐지 등을 꼽았다. 특히 기존 토익의 듣기 평가 문제가 미국식 발음에만 치우쳤다면 이번엔 영국.호주.뉴질랜드 등 기타 영어권 국가의 발음까지 접목시켰다.

예를 들어 "Not at all"(전혀 아니다)을 미국식으로 발음하면 '나레럴'이지만 영국식으로는/노테톨/이라고 들린다. 영국식 발음이 알파벳이 소리나는 대로 읽는 것에 가까워 오히려 한국인들에게 친숙할 뿐더러 영국.호주식 발음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 큰 혼란을 야기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지문이 길어져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는 높아졌다. 독해 지문이 예전보다 길어졌을 뿐 아니라 한 문제를 푸는 데 두 개의 지문을 동시에 참고해야 하는 '더블 지문' 문제도 출제됐다. 대화 하나에 문제 하나가 따라오던 파트 3이 대화 하나에 문제 셋으로 바뀌었다. 문법 실력을 테스트하던 '틀린 문장 고치기' 문제가 없어진 것도 특징이다. 대신 긴 문장 사이사이에 난 빈 괄호를 메우는 '장문 공란 메우기' 문제가 출제됐다. 전반적으로 문법보다는 어휘 실력을 중시하는 경향이라는 것이 영어학원가의 분석이다.

◆어떻게 준비할까=실전 문제를 계속해서 풀어보는 반복식 학습방법은 여전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토익 전문 강사들의 예측이다. 특히 한 번 듣고 여러 개의 문제를 풀어야 하는 듣기 평가인 파트 3, 4의 경우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되풀이 훈련이 필요하다. YBM 시사어학원의 유수연 강사는 "대화를 들으면서 동시에 문제를 읽고 답을 체크하는 '읽으면서 듣기' 연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제에서 시선을 떼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충고다.

지문의 양이 늘고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되면서 빠르고 정확한 독해 실력도 중요해졌다. 5, 6월의 뉴토익 시험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메가스터디의 윤석환 강사는 "문제를 먼저 읽고 지문을 읽으면서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제를 파악한 뒤 지문을 읽게 되면 힌트가 되지 않는 부분은 그냥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토익출제 경향에 맞는 어휘를 골라 공부하는 요령도 있어야 한다. 능률교육의 토익교재 '토마토'를 저술한 김지연 대리는 "토익은 비즈니스를 위한 영어실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인 만큼 회사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미리 이해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레터나 수출 송장(invoice)의 양식을 익히고 자주 등장하는 표현을 공부하면 전반적인 문제의 상황을 빨리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5월 처음 시행된 뉴 토익 시험의 점수 분포는 예전 토익 시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임미진 기자

■ '리딩 튜터' 이찬승 대표의 도움말

여러 단어 묶어 덩어리로 외워라

"빠른 독해를 위해서는 영어 낱말을 외울 게 아니라 단어 여러 개를 통째로 외워야 한다"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영어 독해 교재 '리딩 튜터'를 펴낸 이찬승(사진) 대표는 뉴 토익 시험을 잘 보려면 '빠른 독해'가 관건이라며 이렇게 조언했다. 단어를 하나씩 읽고 이를 조합해 의미를 파악하는 기존의 독해 방법에서 벗어나 단락을 이해하는 독해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delete a file'(파일을 삭제하다)이라는 표현을 3개 낱말의 조합으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이 표현 전체를 하나의 단어처럼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뉴토익이 영어 학습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령 중심의 학습법이 통하지 않도록 문제가 복잡하게 출제된다는 것이다. 특히 토플과 토익 시험이 계속해서 문제 유형을 바꾸며 진화해 나가는 현상을 지적하며 "영어 점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 토익 시험에도 말하기.쓰기 시험이 도입될 전망이어서 영어 실력의 차이가 시험 점수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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