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맞아 배추와 무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가계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배추(10kg 그물망ㆍ상품 기준) 평균 도매가격은 전년 동기(5361원)보다 57.4% 오른 8437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배추 가격이 훌쩍 오른 것은 가을철 연이은 태풍과 집중호우로 배추 생육이 부진한 데다 병충해 피해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2019년 겨울 배추 생산량이 전년 대비 24% 감소한 33만 2000t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무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재배면적 감소와 태풍 피해로 무 공급 물량이 줄면서 무(11개 기준) 가격은 전통시장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60.5% 오른 2만 5470원에 거래되고 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배추와 무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유통업계는 배춧값 잡기에 나섰다. 배추 산지를 다변화하거나 새로운 저장 방법을 개발해 판매가를 낮추는 식이다.
이마트는 태풍 등의 영향으로 김장철 주 배추 산지인 전남지역의 배추 작황이 크게 안 좋은 점을 고려해 기존 김장 배추 주산지인 해남뿐만 아니라 강원 춘천과 강릉, 경북 봉화, 충남 아산 등지의 산지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50만 통의 배추 물량을 확보했고 대량 매입을 바탕으로 매입 단가를 낮췄다.
또 배추 저장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새로운 배추 저장방법도 개발했다. 이마트는 올 김장철을 앞두고 사방이 뚫려 통풍이 잘되는 그물망 형태의 철제 케이스를 도입했다. 기존 목재 케이스의 경우 배추를 최대 1주일가량 저장할 수 있었다. 새로운 철제 저장 용기는 배추 저장 기간을 한 달까지 늘릴 수 있다.
이마트는 14일부터 20일까지 1주일간 전국 주요 산지에서 공수한 배추를 도매가보다도 저렴하게 선보인다. 가격은 6900원(3입ㆍ망)이며 행사 카드 결제 시 20% 할인된 5520원(3입ㆍ망)에 살 수 있다.
배추와 무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고춧가루와 깐마늘 등 부재료 가격은 싸졌다. 김장 비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고춧가루의 경우 고추 재배면적 및 생산량 증가로 시세가 하락하면서 소매가도 내려갔다. 지난 10월 말린 고추(600g)의 5대 도매시장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30% 내려간 8610원을 기록했다.
깐마늘도 판매가가 낮아졌다. 지난 10월 기준 깐마늘(1kg)의 5대 도매시장 평균 가격은 3973원으로 전년(5782원)보다 시세가 30% 이상 내려갔다.
이마트는 올해 4인 가족 기준 김장비용은 18만 8700원으로 전년(21만 5840원)보다 12.6%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추와 무 가격 상승 폭을 최소화하면서 고춧가루, 깐마늘, 생강, 생굴 등 부재료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변재민 이마트 채소 바이어는 “배추와 무 등 주요 재료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김장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이어짐에 따라 고객의 김장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생활물가 안정화에 기여하고 양질의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