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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조비오 신부 조카 “전두환, 재판 불출석 이유 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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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재판 불출석을 요구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뉴시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재판 불출석을 요구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뉴시스]

5‧18 광주항쟁 당시 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원고이자 조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전 전 대통령의 재판 출석을 강하게 요구했다.

조 신부는 11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전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직후 취재진과 만나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골프를 친 전씨는 불출석 사유가 없어졌다”며 “재판부가 불출석을 계속 용인한다면 재판을 공정하게 치르겠다는 의지가 없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전씨 측은 재판을 계속 질질 끌고자 하는 작전을 펼쳐왔다”면서 “만약 힘없는 사람이었다면 재판에 출석시켰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전 대통령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됐다.

그는 알츠하이머 진단과 독감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열린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후 법원이 강제구인장을 발부하자 올해 3월 한차례 법정에 출석했으나 다음 재판부터는 재판부 허가를 받아 출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재판 불출석을 불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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