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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준비운동은 몸 움직이면서, 한 자세는 10초 넘게 이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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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스트레칭 효과 높이려면 스트레칭(유연성 운동)은 유산소·근력·균형 운동과 함께 4대 운동법 중 하나로 꼽힌다. 특별한 도구 없이 언제 어디서든 실천할 수 있어 바쁜 현대인에게 제격이다. 스트레칭만 꾸준히 해도 운동 능력 향상과 통증 완화, 자세 교정 등 다양한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생활 속 ‘건강 비법’인 스트레칭의 효과와 활용법을 정리했다.

"강도는 불편함 느낄 정도로 #척추 손상으로 인한 통증 땐 #목·허리를 뒤로 활짝 젖혀야"

스트레칭은 근육과 건(뼈와 연결된 근육)을 잡아당겨 유연성을 확보하는 운동이다. 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리고 근육을 부드럽게 만들어 활동량 증가에 도움을 준다. 근육·관절의 위치와 각도를 인지하는 고유 감각 수용기를 자극해 낙상·부상의 위험도를 낮춰준다. 부족한 운동량도 채울 수 있다. 스트레칭 시 소모하는 에너지는 2~2.5MET(신진 대사 해당치)로 천천히 걸을 때(2~3MET)와 비슷한 수준이다.

스트레칭의 건강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첫째, 운동 효과를 높여준다. 양상진 동원대 보건건강운동관리과 교수는 “준비운동으로 스트레칭은 안정 상태에서 운동 상태로 몸을 전환하는 ‘가이드’ 역할을 담당한다”며 “근육에 도달하는 산소와 혈액량을 늘려 심장이 받는 부담을 덜어준다”고 말했다.

운동 효과 높이고, 체형 바로잡아  

사진=김동하 객원기자, 모델=JW메리어트 조혜진 강사

사진=김동하 객원기자, 모델=JW메리어트 조혜진 강사

스트레칭은 한 자세를 10초 이상 유지하는 ‘정적 스트레칭’과 움직이면서 몸을 푸는 ‘동적 스트레칭’으로 나뉜다. 팔다리를 잡아당기는 방식은 정적 스트레칭, 무릎 위로 들며 걷기 등은 동적 스트레칭이다. 양 교수는 “달리기·헬스처럼 다소 격렬한 운동을 하기 전에는 정적 스트레칭보다 동적 스트레칭이 효율적”이라며 “몸을 예열하고 근육의 협응력을 높여 본 운동에 필요한 움직임을 더욱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고 추천했다.

둘째, 체형 교정이다. 일자목이나 라운드 숄더(어깨가 앞쪽으로 모인 상태), 굽은 허리에는 스트레칭이 ‘약’이다. 우리 몸의 근육은 시소처럼 한쪽이 수축하면 반대쪽은 이완돼 균형을 잡는다. 문제는 현대인이 상체를 굽히는 데 익숙해졌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의자에 앉아 학업·업무에 열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앞쪽 근육은 수축하고, 뒤쪽 근육은 이완된 상태로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근육이 각각 한 방향으로 오래 경직되다 보면 피로가 쌓이기 쉽고 근력도 약해진다. 고무줄이 오래 늘어나 있으면 탄성을 잃는 것과 비슷하다. 이로 인해 근육이 잡아주던 척추·관절 등 뼈의 균형이 어긋나 자세가 무너지고 결국 체형마저 변할 수 있다. 이때는 수축한 근육은 늘리고 이완된 근육은 잡아주는 스트레칭을 통해 신체 조화를 맞춰 주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회복하면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틀어진 자세로 특정 근육·관절에 쏠린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셋째, 통증 완화다. 스트레스나 잘못된 자세, 외상 등은 근육에 긴장을 유발해 통증의 ‘씨앗’인 근막 유발점을 만든다. 염증 반응이나 혈액순환 장애 등으로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 통증을 유발한다. 근막 유발점은 목·어깨·허리 등 전신에 나타나는데, 주변 근육뿐 아니라 관계없어 보이는 다른 부위까지 통증이 번지기도 한다.

실제로 머리가 뻐근하고 당기는 긴장성 두통의 70~80%는 목·어깨의 근막 유발점이 원인이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신경과 손종희 교수는 “근육이 보내는 지속적인 자극이 뇌의 통증 시스템을 교란해 두통을 유발한다”며 “이때는 목·어깨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해당 부위는 물론 두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스트레칭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한 자세를 적어도 10초 이상 유지하는 게 좋다. 이 정도는 돼야 고유 감각 수용기가 자극돼 뇌가 근육·관절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칭의 강도는 통증이 10점일 때 1~3점 정도가 알맞다. 김 교수는 “스트레칭 강도는 아프다기보다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가 적당하다”며 “과도한 스트레칭은 오히려 염증 반응이나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너무 센 강도로 하면 되레 역효과  

사진=김동하 객원기자, 모델=JW메리어트 조혜진 강사

사진=김동하 객원기자, 모델=JW메리어트 조혜진 강사

그렇다고 스트레칭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척추 손상으로 인한 통증이다. 척추 사이에는 뼈 사이에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있다. 외부 충격 등으로 디스크가 눌리면 내부에 말랑말랑한 수핵이 뒤로 빠지면서 껍질(섬유륜)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반복된 자극으로 디스크가 찢어지면 척추 뒤쪽을 지나는 신경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머리·어깨(목 디스크)나 다리(허리 디스크)까지 통증이 번지기도 한다.

이때는 뒤로 빠져나가려는 디스크를 앞으로 이동시키는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오히려 목을 당기거나 허리를 앞으로 굽히는 스트레칭은 디스크를 바깥으로 더 튀어나오게 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손상된 디스크는 시간이 지나면 껍질에 딱지가 생기면서 아물고 통증도 서서히 사라진다”며 “이 시기에는 일반적인 스트레칭보다 척추의 굴곡(C자 커브)을 유지하도록 고개와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매켄지 신전 운동)을 해주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만약 이런 스트레칭을 할 때 ▶피부 바깥쪽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해당 부위가 아닌 팔다리 등이 당기거나 저리다면 염증 조절 등 전문적인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정 교수는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는 것만큼이나 생활 속에서 척추 굴곡을 유지하도록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목·허리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사진=김동하 객원기자, 모델=JW메리어트 조혜진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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