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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임진강 진객 재두루미…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날 월동 위해 귀환

중앙일보

입력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된 이곳 임진강 상류에 직선거리로 1000km나 떨어진 시베리아에서 겨울을 나고 장거리를 날아온 재두루미 무리가 관찰됐다. 세 가족 11마리였다. 지난해 재두루미 부부 한 쌍이 월동을 위해 가장 먼저 선발대로 귀환한 날과 똑같은 날이었다.

반갑다. 임진강 진객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재두루미 세 가족은 3∼4마리로 구성돼 있었고, 어린 재두루미도 1마리씩 끼어 있었다. 가족애와 부부애가 강한 재두루미 무리는 가족 단위로 무리 지어 여울 상공을 날거나, 여울에 내려앉아 다슬기를 잡아먹으며 먹이활동을 했다. 강가 율무밭에서 추수 후 떨어진 율무를 먹기도 했다.

지난 5일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월동을 위해 시베리아에서 선발대로 귀환한 재두루미 무리가 관찰됐다. [사진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지난 5일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월동을 위해 시베리아에서 선발대로 귀환한 재두루미 무리가 관찰됐다. [사진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지난 5일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월동을 위해 시베리아에서 선발대로 귀환한 재두루미 무리가 관찰됐다. [사진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지난 5일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월동을 위해 시베리아에서 선발대로 귀환한 재두루미 무리가 관찰됐다. [사진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이날 재두루미 귀환을 확인한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재두루미와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는 번식지이면서 서식지인 시베리아에서 매년 11월 초순부터 월동을 위해 이곳으로 날아와 이듬해 3월 중순까지 머문다”고 소개했다.

지난 겨울엔 두루미, 재두루미 600여 마리 월동  

경남과학기술대 이수동 교수팀의 조사 결과 지난해 1월엔 빙애여울 일대에서 두루미 299마리와 재두루미 322마리 등 총 600여 마리가 확인됐다. 이는 예년 겨울 두루미와 재두루미 총 300여 마리가 빙애여울을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임진강 빙애여울 위치도. [중앙포토]

임진강 빙애여울 위치도. [중앙포토]

이석우 공동대표는 “임진강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강이 얼음장으로 변하는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강가 10∼30㎝ 깊이의 물살이 빠른 여울에서 주로 지낸다”며 “다슬기와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살쾡이 등 천적을 피해 잠도 잔다”고 했다.

빙애여울 주변 산기슭에서도 두루미와 재두루미를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진귀한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생태다. 통상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여울과 호수 및 평평한 논밭 등지에서 월동한다. 이에 반해 임진강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임진강 여울과 주변 산기슭의 율무밭 일대에서 겨울을 나는 게 특징이다.

지난 5일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월동을 위해 시베리아에서 선발대로 귀환한 재두루미 무리가 관찰됐다. [사진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지난 5일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월동을 위해 시베리아에서 선발대로 귀환한 재두루미 무리가 관찰됐다. [사진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 위해 관광객 출입금지  

임진강 빙애여울 일대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민통선 내로 들어가야 하기에 군부대 초소에서 신분증을 제출하고 신분확인을 거쳐야 한다. 빙애여울을 방문하면 안보관광도 겸할 수 있다. 남방한계선 철책 부근에 있는 태풍전망대는 휴전선 남측 11개 전망대 가운데 북한과 가장 가까이 있다. 북한 최전방 지역을 망원경으로 조망할 수 있다.

이석우 공동대표는 “임진강 빙애여울은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만 남은 멸종 위기 희귀 겨울 철새인 두루미의 최대 월동지”라며 “빙애여울을 방문하면 이색적인 겨울 생태관광과 자연학습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런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임진강 빙애여울 월동지를 일반인들은 당분간 볼 수 없다. 지난달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민통선 일대에 대한 안보 및 생태관광이 전면 금지되고 있어서다.

연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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