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에 데상트 휘청…연간 순이익 예상 86.8% 낮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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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스포츠의류용품 업체인 데상트가 한국 매출 급감으로 심각한 수익 저하가 예상되고 있다. 데상트는 기존 예상치를 하향 조정한 내년 3월기 연결실적예상을 6일 밝혔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매년 3월에 연간 결산을 한다. 이에 따르면 매출 예상은 기존 1440억엔에서 1308억엔(-9.2%)으로, 순이익의 경우 53억엔에서 7억엔(-86.8%)으로 각각 낮춰 잡았다.

한국사업이 전체 매출의 50% 정도 차지 #9월 중간결산엔 '불매운동' 영향 반영도 안돼 #경영권 장악 이토추, 중국사업 가속화할 듯 #

기존 예상치에선 오히려 전년보다 매출(+1.1%)과 순이익(+34.4%) 모두 높게 전망했었다. 지난 7월부터 한국에서 일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이런 ‘어닝 쇼크’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7일 전했다.

한국사업 의존도가 높은 데상트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타를 맞고 있다. [사진 데상트코리아]

한국사업 의존도가 높은 데상트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타를 맞고 있다. [사진 데상트코리아]

데상트는 일본 브랜드로는 드물게 한국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다. 전체 매출 중 한국 비중이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고세키슈이치(小關秀一) 데상트 사장은 6일 오사카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내 수익 감소가 전체 숫자에 큰 영향을 줬다”며 “올해는 그런 경향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상치를 또다시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산케이는 “(9월 중간 결산에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낮은 659억엔, 순이익은 3.5% 줄어든 22억엔(으로 집계됐다)”며 “(일본과 달리) 한국법인은 12월에 결산을 하기 때문에 중간 결산에는 불매운동 영향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국에서의 수익 악화는 데상트의 향후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대 주주인 이토추상사는 한국사업 의존도를 비판하고 중국 등 다른 시장 개척을 주장하며 분쟁 끝에 경영권을 장악했다. 현 사장인 고세키도 이토추 출신이다. 이와 관련, 산케이는 “신체제 발족 후 일본, 한국과 나란히 제3의 수익원으로 내세운 중국사업이 성장도 하기 전에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보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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