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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신혼여행의 단 꿈을 깨는가|성 문제 호소 38%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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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아름다운 미래에 대한 기대에 부푼 신혼부부들의 출발을 가로막는 문제점들은 무엇일까? 신혼여행지인 제주도에서의 짧은 허니문 기간중 이들이 직면한 갖가지 장애요인들과 결혼형태 등을 제주 사랑의 전화가 분석했다.
지난해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 이 전화에 상담을 의뢰한 신랑 또는 신부 2백82명(신부 2백47명, 신랑35명)의 가장 두드러진 고민은 성 문제(1백7명, 37.9%)로 나타났다. 이 문제는 주로 남성들이 여성의 순결에 대해 불만과 의아심을 품고 여성을 몰아세우는 경우가 압도적이며 부부관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데 대한 상담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은 혼수·예물문제(19.9%). 서울에서 온 23세의 한 신부는『약혼 때 신랑과 친척들이 아무것도 해 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해 무척 고마웠는데 신혼 여행지에 와서 신랑이 혼수·예물이 너무 적어 망신을 당했다며 계속 추궁해 신혼여행의 단꿈이 완전히 깨지고 말았다』고 호소해왔다.
이들 신랑·신부들은 상대방이 자리를 비운 사이 주로 전화상담(94.7%)에 의존했으며 신혼여행지에서 아예 파경에 이르러 면접상담을 해온 경우(5.3%)도 있었다.
이들은 또 ▲신혼기간 중 상대방에게 애정을 느낄 수 없거나 상대방의 애정을 확인할 수 없다(16·0%) ▲성격차이로 조화를 이루기 힘들다(12.1%)는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신랑에게 구타를 당한 경우도 6.0%에 달했는데 대부분『서로의 과거를 오늘 시원하게 털어놓고 얘기한 후 청산하자』는 신랑의 제의에 대해 신부가 혼전의 이성관계를 털어놓았다가 화를 부른 케이스.
이 같은 신랑·신부의 고민은 약혼 혹은 교제기간이 짧을수록 많다.
즉 6개월 미만의 약혼기간을 가진 사람이 상담자의 49.3%, 6개월∼1년 미만 32.6%, 1년∼1년6개월 미만 13.1%, 그 이상이 5.0%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분포는 26∼27세가 가장 많아 43.6%, 그 다음이 24∼25세 33.3%, 28∼29세 11.7%, 30세 이상 6.4%, 23세미만 5.0%의 순. 이들의 결혼동기로는「사랑」이 으뜸을 차지했고(48.6%),「중매 조건」(상대방의 여건)(25.9%),「궁합이 좋아(13.1%)도 많으며「혼전 성관계」(8.2%),「동정심」(4.3%)도 동기로 작용했다.
상담을 요청해 온 사람들의 학력은 모두·고졸이상으로 고졸(40.1%), 전문대졸 이상 대학중퇴(27.7 %), 대졸이상(32.3%)등으로 고학력이 특징.
부부간의 연령차이는 ▲3∼4세가 51.8%로 가장 많고 다음은 ▲5∼6세(16.7 %) ▲1∼2세(13.8%) ▲동갑 (3.9%)등의 순이며 남성이 여성보다 적은 경우(2.1%)도 있었다.
제주 사랑의 전화 박현수 원장은 상담을 통해『중매결혼의 경우 중매자보다 당사자 스스로 결혼 전에 상대방의 대인관계, 가정분위기, 성격 등을 알아보는데 신중을 기하고 일시적인 감정보다는 이성적인 판단, 부모·선배들의 조언을 십분 참작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새남 느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또『이제는 결혼예물 등 전근대적인 조건을 따지는 시대는 지났으며 혼전에 순결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일단 결혼 후 순결문제가 제기되었을 때는 무조건 상대방을 질책하기보다 신중히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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