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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이익만 앞세우면 안된다" 트럼프 돌려서 비난한 시진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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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에서 개막연설을 했다. [AP=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에서 개막연설을 했다. [AP=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5일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연설에서 “경제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명시적으로 미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의 연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비판에 초점이 맞춰졌다. 29분간 이어진 연설의 키워드는 세 가지였다.

中 수입박람회서 시진핑 연설 #"경제 세계화는 세계적 흐름...보호주의 반대" #"개방ㆍ협력ㆍ공유 실현... 세계 경제 구축해야"

시 주석은 먼저 중국이 대외 개방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첫 박람회에서 개방 확대를 위한 5가지 조치를 발표했는데 이 조치들은 1년간 기본적으로 모두 구현됐다”며 “수입을 늘리고 소비를 늘리고 관세를 더 낮추는 데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며 내년 1월부터는 외국인 투자법도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가지 조치는 ▶수입 분야 확대 ▶시장 진입 완화 ▶국제 비즈니스 환경 조성 ▶대외 개방 지구 추가 건설 ▶다자ㆍ양자 협력 추진 등이었다. 시 주석은 상하이를 비롯한 6개성에 자유무역 시범지구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이를 토대로 “개방과 협력을 통한 세계 경제를 함께 건설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한 국가가 해결할 수는 없다”며 “각 나라들은 자국 이익을 인류의 이익보다 앞세워선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 대한 비판적 기조가 읽히는 대목이다. 미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가 자국 이기주의라고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시 주석은 “오늘날 글로벌 가치 사슬과 공급망은 발전하고 있다”며 “모순과 마찰에 직면한 상황에서 협력만이 올바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다자주의를 지지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더 많은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협상할 의사가 있다"며 “중국은 경제 세계화의 발전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유엔, G20, APEC 등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 개방과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하며, 국제 사회의 지지 확보에 나선 것이다.

한편 국제수입박람회에 한국 기업은 270여개사가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국가 홍보관을 설치했지만 올해는 설치하지 않았다고 주중 한국대사관은 밝혔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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