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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인도 감옥 "20파운드 내고 감옥 체험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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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주 티하르 교도소. [EPA=연합뉴스]

인도 뉴델리주 티하르 교도소. [EPA=연합뉴스]

인도에서 가장 악명 높은 범죄자들을 수감하는 감옥이 관광객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뉴델리주에 있는 티하르 교도소의 한딥 고엘 소장은 현지 매체에 "시민들이 계속 교도소 안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이런 소원을 곧 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들조차 티하르 교도소에 머물며 인도의 감옥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티하르 교도소 당국자들은 이같은 요청에 따라 감옥에서 하루 동안 수감자들과 똑같은 일과를 보내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죄수들과 같은 옷을 입고 음식을 먹는다. 감옥 바닥에서 잔 후 오전 5시에 일어나 밀을 빻고 함께 구내 청소를 하는 일정도 포함될 예정이다. 관광객들은 이를 위해 20파운드(약 3만원)의 참가비를 내야 한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독방에 수용되거나 '위험한' 수감자들과 지내는 대신 선출된 모범수들 사이에서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게 더타임스의 설명이다.

400에이커(약 1.6㎢)에 달하는 면적에 펼쳐진 티하르 교도소는 인도에서 가장 큰 교도소로 유명 관광명소다. 교도소는 1958년 약 1200명을 수용하도록 건립됐지만 현재 약 1만1000명의 수감자로 가득 차 있다.

이곳에는 인도에서 가장 악명 높은 테러범, 갱단 조직원, 살인자 등을 비롯해 재계 거물이나 유명 정치인도 수용된다. 현재 가장 유명한 수감자는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전직 재무부 장관이다. 그는 지난 8월 부패 혐의로 긴급 체포된 후 티하르 교도소에 구금됐다.

관광객들에게 티하르 교도소 생활은 생각보다 덜 가혹할 수 있다고 더타임스는 예상했다. 티하르는 재소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요가, 명상, 베이킹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소자들은 가구·옷 생산,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며 이들이 만든 제품은 시중에 판매되기도 한다.

더타임스는 "티하르 교도소 수감자 중에는 체포되고 싶어서 흉기 소지 등 경범죄를 일부러 저지른 이들도 있다"며 "극빈층은 겨울철 혹독한 추위를 길바닥에서 견뎌내기보다 이불과 음식,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감옥에 수감되길 택한다"고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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