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연히 개발된 신통한 약 이야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59호 21면

약의 탐험가들

약의 탐험가들

약의 탐험가들
도널드 커시, 오기 오거스 지음
고호관 옮김
세종서적

인생 100세 시대 개막의 논공행상에서 약(藥)을 빠트릴 수 없다.

내용상으로 ‘미스터리 약(藥)의 역사’나 ‘위대한 신약 개발자들’이라는 제목도 어울리는 『약의 탐험가들』은 약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유식(有識)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구실을 자처한다.

원제는 ‘의약품 사냥꾼(Drug Hunters)’이다. 저자는 프린스턴대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고 40여년간 제약 분야에서 일했다. 저자는 ‘만민(萬民)이 신약 개발자’였던 선사시대부터 21세기 거대 초국가 제약회사의 시대까지, 신약 개발 1만년 인류사를 ‘사냥’이라는 단어로 요약했다. 하고많은 비유 중에 왜 하필 사냥일까.

둘 사이에 공통점이 두 가지는 있다. 첫째, 사냥과 신약은 죽음과 삶의 문제다. 사냥 나갔다가 맹수에게 죽임을 당할 수 있다. 둘째, 둘 다 허탕 치는 일이 많다. 신석기 시대 사냥꾼은 가까스로 살아남아 유전자를 ‘승계’시켰다. 마찬가지로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은 0.1%에 불과하다. 신약 개발 비용은 평균 15억 달러, 시간은 10년 이상 소요된다.

『약의 탐험가들』이 서술하는 세계사는 살아남고, 또 더 잘 살기 위한 역사였다. 인류는 우연과 필연 속에서 식물·동물·흙·합성화합물·유전자에서 아스피린·페니실린·비아그라·피임약을 발견했다.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그건 틀린 생각이다.” “성공한 신약 사냥꾼은 모두 그 사람이 발견한 약만큼이나 개성이 뚜렷하다.” “때로는 극도로 무지한 신념도 중요한 발견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김환영 대기자/중앙콘텐트랩 whan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