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삶다 가스통 ‘펑’...파키스탄 열차 내 폭발 70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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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열차 내 폭발 사고로 최소 7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사고는 31일(현지시간) 오전 파키스탄 중부 라힘 야르 칸 (Rahim Yar Khan) 마을 근처에서 벌어졌다. 열차 내 조리실에서 굉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고 승객들은 화염을 피해 열차 밖으로 뛰어내렸다.

31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서 열차 폭발사고로 최소 7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

31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서 열차 폭발사고로 최소 7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

불길은 빠르게 번지며 열차 3칸을 모두 태웠다. 소방대원과 군 헬리콥터까지 동원됐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 수는 최소 70명에 이른다고 러시아투데이(RT)는 보도했다. 달리는 열차에서 떨어진 승객 상당수가 숨진 채 발견됐으며, 객실이 전소되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해 안에서 숨진 피해자 수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상태다. 열차가 정원을 초과해 만원인 상태로 운행하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

사고 지점은 파키스탄 중부 라힘 야르 칸 (Rahim Yar Khan) 마을 근처다. [구글]

사고 지점은 파키스탄 중부 라힘 야르 칸 (Rahim Yar Khan) 마을 근처다. [구글]

사고 원인은 열차 내에서 작은 가스 버너를 이용해 조리하던 중 가스통이 폭발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일부 승객들이 가스레인지 위에서 계란을 삶으려고 하던 중이었다고 RT는 전했다. 셰이크 래쉬 드 아마드 파키스탄 철도부장관은 “시민들이 장시간 열차 여행을 하다보니 작은 가스레인지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2개의 가스 통이 폭발했고 옆에 있던 요리용 기름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화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 열차는 파키스탄 남부 도시 카라치에서 동부 라왈핀디까지 25시간에 걸쳐 운행한다.

열차 3칸이 전소됐으며 최소 7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

열차 3칸이 전소됐으며 최소 7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

BBC는 과거에도 파키스탄에서 열차 참사가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7년 파키스탄 메흐라푸르 인근에서 열차가 탈선해 최소 56명이 사망하고 120명이 다쳤다. 2005년에는 열차 충돌 사고로 130명 이상 숨졌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참담한 사고에 깊은 조의를 표한다며 철저한 조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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