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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과학자의 통섭으로 풀어낸 ‘산업혁명으로 읽은 세계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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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로 과학자가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본 근ㆍ현대 세계사 책을 펴냈다. 김대중 정부 당시 환경부 장관을 지낸 김명자(75)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가 최근 펴낸 『산업혁명으로 세계사를 읽다』(까치)는 600페이지 가까운 두꺼운 책이지만,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힌다. 책 중간중간 영화와 다큐멘터리ㆍ명저 등을 통해 세계사와 산업혁명의 풀이를 하고 있는 점도 또 다른 재미다. BBC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얘기하다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논하고,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ㆍ균ㆍ쇠』와『문명의 붕괴』를 풀어낸다. 마치 세상사 관심 많은 할머니가 손자ㆍ손녀를 무릎에 앉히고 자상하게 이야기하듯 세계사와 산업혁명의 흐름을 설명해준다.

그는 화학을 전공하고 연구해왔지만, 대학에서 과학사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강의를 해왔다. 교수직에서 은퇴한 뒤에는 장관과 국회의원ㆍ과학기술단체장 등의 경력을 더하면서 과학과 인문을 넘나드는 융합적 사고와 역사의 통찰력을 더했다.  저자는 책에서 네 번의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설명한다. 산업혁명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시작으로, 인류 문명의 역사 속에서 일어난 세 차례의 산업혁명이 지구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다. 또 최근 전 세계에 몰아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무엇이며, 다시 한번 소용돌이치고 있는 변화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그는 서문에서 ‘▶근대사에서 산업혁명에 앞장선 국가가 세계사의 주역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의 개방과 혁신은 불가결의 요소였다는 것, ▶혁신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분야가 바로 과학기술이고 그 혁신이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의 동력이 되었다는 것, ▶산업혁명기에는 그 차수가 높아질수록 국가 간이나 개인 간의 빈부격차가 벌어져서 이를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 국제적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심화한다는 것, ▶과학기술과 다른 분야 사이의 융합이 중요해진다는 것 등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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