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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 후 처음 PK 찾은 황교안 "이기는 공천 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오후 부산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에서 열린 '저스티스 리그 공정 세상을 위한 청진기 투어 대입제도 관련 경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오후 부산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에서 열린 '저스티스 리그 공정 세상을 위한 청진기 투어 대입제도 관련 경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우리 어머니 세대는 희망 사다리를 마음에 품고 올라왔다. 그런데 이젠 황금 사다리에만 사다리가 되고, 조아무개의 아들딸과 같은 사람이 아니면 사다리를 타기 힘든, 사다리를 치우는 세상이 됐다.”

23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현 대입 제도를 비판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언급했다. 부산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에서 열린 ‘공정 세상을 위한 청진기 투어’에서다. 황 대표는 이어 “개천에서 용이 나오게 하는 그런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우선 임시처방으로 정시 확대에 관한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어제 '정시 확대 50% 이상'을 당론으로 정했다”고 했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도 “조국 사태를 보면서 얼마나 많이 분노했냐. 특히 부산 시민은 더 큰 배신감과 분노를 느꼈을 것”이라며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저스티스리그(불공정 개선을 위한 일종의 정책위원회)'를 구성했고 대입제도를 공정하게 바꿔야 한다는 걸 첫째 과제로 냈다”고 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선 “말은 그렇게 했는데 총선이 다가오니 학부모들의 분노를 모면해보려고 말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유은혜 사회부총리가 수능 비중을 30% 이상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하고 달라지는 것이 없다. 위기를 모면해 넘겨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3일 오후 부산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에서 열린 '저스티스 리그 공정 세상을 위한 청진기 투어' 대입제도 관련 경청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3일 오후 부산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에서 열린 '저스티스 리그 공정 세상을 위한 청진기 투어' 대입제도 관련 경청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입 정시 확대’ 간담회 차원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선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고등학생을 아이로 둔 한 학부모는 “현재 학생부종합전형은 절대 공정하지 않은 깜깜이 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의 경제 능력이 학생의 능력으로 변질된 것을 바꿔야 한다”면서 “내신의 중요성이 커지니까 자퇴한 학생이 3년간 꾸준히 증가한다. 오죽하면 학생이 학교 대신 검정고시를 선택하겠냐”고 했다.

부산에서 대학을 다닌다는 한 학생은 “우리가 닭장 같은 학교에서 밤 11시까지 공부할 때 있는 집 자식들은 외국도 나가고, 상상도 하지 못할 경로로 명문대를 준비하고 있다. 인턴 예정증명서와 논문 등재 같은 건 일반계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들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일부 학부모는 정시 확대 50%를 넘어 100%를 주장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23일 오후 부산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에서 열린 '저스티스 리그 공정 세상을 위한 청진기 투어 대입제도 관련 경청 간담회'에서 발언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23일 오후 부산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에서 열린 '저스티스 리그 공정 세상을 위한 청진기 투어 대입제도 관련 경청 간담회'에서 발언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이날 황 대표가 부산을 찾은 건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처음이다. 당 안팎에선 차기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PK 민심을 잡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갤럽이 10월 첫 번째 주(표본오차 ±3.1%p, 95% 신뢰수준) PK 지역의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잘하고 있다’가 45%, ‘잘못하고 있다’가 47%였지만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이후 10월 세 번째 주(±3.1%p, 95% 신뢰수준) 조사에선 ‘잘하고 있다’가 34%, ‘잘못하고 있다’가 57%로 부정평가가 급증했다. 한국당으로선 희망적인 신호다.

일각에선 'PK 대전'을 위해 황 대표가 이 지역 다선 의원을 배제하는, 대대적인 물갈이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황 대표는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공천 관련해선 다양한 혁신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이길 수 있는 공천, 공정한 공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공천을 하겠다"는 말만 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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