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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교포강사의 영어 꿀팁 "비판적 사고로 이해하는 독해 중요"

중앙일보

입력

국내 영어교육 시장에서 미국 교포 강사는 원어민 강사보다 인기가 더 높은 경우가 많다. 이들은 한국과 미국 양쪽 문화를 모두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어린 시절 이중 언어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이 외국어를 배울 때 어떤 점을 어려워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원어민 강사가 채울 수 없는 빈틈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교포 강사의 영어교육법 <3> #영어 사용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라 #학업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

이들은 우리나라 영어 교육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중앙일보 톡톡에듀는 3회에 걸쳐 재미교포 출신으로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교포 강사를 인터뷰한다.

교포 영어 강사가 조언하는 영어 학습법

세 번째 전문가는 중등 영어과정을 강의하는 청담어학원 데이비드 나 강사다.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San Diego State University, 경제학 전공)까지 졸업한 그는 영어에 능통하고 한국어는 중급 수준이라고 스스로 평가한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한국어를 어떤 방식으로 익혔나.
“아주 어릴 때부터 영어와 한국어에 동시에 노출됐다. 부모님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한국어를 사용했다. 한국에 있는 친척들과 기회가 될 때마다 많이 대화했다. 완전한 문장으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내가 아는 단어를 사용해서 말하는 연습을 했다.”
중학생 시절에 한국어는 어떤 식으로 학습했나.
“미국에서 내 정체성을 고민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한국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만화책을 읽었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독특한 문화와 배경을 이해했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어 학습법이 대부분 듣기 위주였기 때문에 내 읽기와 쓰기 실력은 충분히 향상되지 못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의 중학생에게 영어학습의 목표를 조언한다면.
“’포기하지 말라!’ 중학생이 되면 영어 실력이 정체되는 경우가 많다. 잘해 왔던 아이들도 더는 노력하지 않는다. 자의식이 발달하면서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현재 삶이 고통스러워 학습에 집중을 잘 못 한다. 많은 아이가 수업시간에 입을 다물고, 숙제를 하지 않는다. 그전까지 수년간 쌓아온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힘들더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어휘를 익히고 연습해야 한다.”
중학생이 영어공부를 위해 해외에 다녀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가능하다면 고등학교까지 마쳐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주위에서 비슷한 사례를 많이 봤는데, 중학생 때 유학하면 한국어 실력이 충분히 쌓여 있기 때문에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잘하게 된다. 현지에서 스포츠나 자원봉사 같은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유학파와 국내에서만 영어를 배운 중학생(국내파)들의 장단점을 꼽아본다면.
“해외파는 말의 앞뒤 맥락을 쉽게 이해한다. 과장과 풍자 같은 언어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기 때문에 대화를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 교사의 뜻도 빨리 알아챈다. 발음도 자연스럽다. 또한 교실에서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많은 도전을 한다. 국내파는 부자연스러운 발음으로 강하게 말하는 편이다. 반면 쓰기 실력은 학교의 교과서 문장처럼 매우 체계적이고 정확하다. 문법 실력이 뛰어나고 시험을 치르는 기술에 강하다.”
중학교부터 입시 과목으로의 영어를 대비하기 위해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독해할 때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학생들은 대개 구문이나 문제 유형을 외워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글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하고 글의 앞뒤 맥락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
듣기와 말하기 실력을 키우는 영어공부법을 추천한다면.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고 확장하라. 영어를 사용하는 곳을 교실과 교과서로만 제한하지 말고, 다양한 IT 기술을 활용해 미국 문화 속에서 활동해 보라. 동시에 항상 기본에도 신경 써야 한다. 문법과 어휘는 탄탄한 기초를 갖도록 도와줄 것이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고 느낀 한국 중학생은 이전에 어떤 식으로 학습한 아이였나.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학생과 구별이 안 될 정도의 여학생이 있었다. 공부하는 양을 보면 이해가 됐다. 단 한 번도 숙제를 안 한 적이 없고, 수업 시간엔 언제나 질문을 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또 한 번에 몇 달씩 미국으로 단기 유학을 다녀왔다.”
한국의 학부모들께 중학생의 영어학습에 대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주의점을 조언한다면?
“중학생 시기부터 영어 실력은 한 단계씩 레벨이 상승하기가 매우 어렵다. 학생의 스트레스를 관리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학생이 도전해야 하는 방대한 학습량에 압도되지 않고 한 번에 하나씩 도전하도록 격려해 주길 바란다.”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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