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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늑대와 함께 지낸 6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57호 21면

이것은 어느 늑대 이야기다

이것은 어느 늑대 이야기다

이것은
어느 늑대 이야기다
닉 잰스 지음
황성원 옮김

용감한 토끼와 다정한 여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있다. 2016년 개봉한 영화 ‘주토피아’다. 한국에서만 500만 명이 봤다. 사람들은 토끼 ‘주디’와 여우 ‘닉’을 사랑했다. 이 영화에서 늑대는 비중이 작았다. 이름도 없었다.

현실도 다르지 않다. 적어도 미국 알래스카의 주도(州都) 주노에서는 그렇다. 늑대에게는 이름이 없다. 포유류 갯과의 동물일 뿐이다. 사람들은 늑대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입혔다. 포식자거나 보호해야 할 야생동물이었다.

이 책은 예외적으로 ‘로미오’라는 이름을 얻은 늑대의 이야기이다.

저자 닉 잰스는 사진작가. 알래스카에서 야생을 렌즈에 담는다. 2003년 12월의 어느 날 늑대 한 마리를 만난다. 물론 로미오다. 이후 6년간 로미오의 사진을 찍었다. 로미오라는 이름도 저자의 아내가 지었다. 책에는 저자가 찍은 로미오의 사진이 곳곳에 삽입돼 있다.

일종의 늑대 관찰기로 로미오의 행동과 습성을 세세히 분석하지만 동시에 늑대와 인간의 공존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은 늑대에 대해 식인 공포를 느낀다. 이 책은 ‘늑대가 인간을 잡아먹는가, 인간이 늑대를 잡아먹는가’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늑대를 인간 곁에 두려는 욕심은 인간의 적대감만큼이나 위험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저자가 ‘늑대’가 아니라 ‘로미오’와 함께했기에 그런 의문을 품는 일이 가능했다.

김여진 인턴기자 kim.yeoj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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