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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단장 임성남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음악가가 되고싶어 국민학교 때부터 배우던 피아노 공부를 그만두고 무용의 길에 접어든지가 어언 45년이나 됐군요.』
올해 회갑을 맞은 국립발레단 임성남 단장은 23일 국립극장 대 극장에서 있을 무용생활 45주년 기념공연을 앞두고 감회가 깊다.
전주사범에 다닐 때 우연히 보게된 프랑스 발레 영화『백조의 죽음』에 매료된 그는 17세때 한동인씨의 서울발레단에 들어가 본격적 발레수업을 시작,『인어공주』에 출연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6·25전쟁이 나는 바람에 일본으로 건너가 핫토리지에코와 시마다 히로시로부터 러시아식 정통고전 발레를 배우고 6년만에 귀국, 임성남 발레단을 만들었다.
62년 국립무용단 창단과 함께 단장이 됐으며74년 국립발레단이 창단 된 이후로는 지금까지 16년째 국립발레단을 이끌어 한국 발레계의 대부소리를 듣는다.
타이츠차림으로 무대에선 남자무용수의 모습에 관객들이 킥킥 웃던 시절을 지나 김혜직(미국캘리포니아 프레즈노대교수),김절자(네덜란드 로테르담국립대 교수),김성일(국립발레단 지도위원)등 미더운 제자들을 길러낸 지금 그의 꿈은 국립발레단 부속 발레학교를 세우는것.
지금까지『코펠리아』『레실피드』등 4백여 작품에 출연하거나 안무를 맡아온 그가 기존레퍼터리의 재해석 및 재창조로는 만족할 수 없다며 요즘 몰두하는 작업은 한국적 발레의 정립.
발레라는 서구적 예술의 바탕에 한국적 혼과 정서를 얹어「우리식 발레」를 만들기 위해 『처용』『춘향의사랑』『왕자 호동』등 한국의 토속적 소재로 꾸민 창작 발레를 시도해왔다.
23일의 기념공연에는 국립발레단과 한양대·숙명여대·경호1대 무용단 등 8개 단체의 제자 및 후배 2백12명이 출연해『백조의 호수』『아라비안 나이트』『녹턴』등을 선보인다.<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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