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부, 300인 미만 근로시간단축 시행, 미루는 방안 검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전자상거래 기업 위메프 본사에서 직원들이 정시 퇴근 중이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전자상거래 기업 위메프 본사에서 직원들이 정시 퇴근 중이다. [연합뉴스]

내년 1월 시행 예정된 주당 최대 52시간 근로제의 중소기업 적용일이 상당 기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계도기간을 둬 법 적용을 미루는 방식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방침을 시사했다.

법 상 내년 1월 1일부터 300인 미만에 적용 #이재갑 고용장관, "계도기간 등 여러 보완책 검토"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청와대 오찬간담회에서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제 확대 적용에 대한 우려와 애로사항을 경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8일 국무회의에서 보완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정부가 할 수 있는 보완책을  무엇인지 논의중"이라며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밀착 관리하면서 근무제 개편 등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계도기간 연장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실태조사 결과 중소기업 중 상당수가 주52시간제를 시행하기에는 준비가 안 돼 있다"며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시행시기를 늦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도 계도기간 동안 문 대통령이 지시한 보완 입법(근로기준법 추가 개정)을 포함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할 시간을 벌게 된다.

이 장관은 "현재 주 52시간제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4000곳의 기업에 대해 일대일 밀착관리를 하고 있다"며 "기업 현실에 맞는 다양한 대책을 준비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회에 계류 중인 탄력근로제 확대 방안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가 필요하다. 이 장관이 "탄력근로제 입법과 같은 제도 개선이 없다면 주 52시간제를 준수하기 어려운 기업이 발생하는 것도 현실"이라며 "행정조치가 입법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강조한 것도 그래서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11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노사정이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국회에서 여야 정쟁에 휘말려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