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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국 경제 돌파구는 AI산업,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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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 미ㆍ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상황은 지속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세계 무역 갈등 심화와 세계 경기 하강이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고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밝혔다.

한국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글로벌 분업 체계는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기업은 국내보다 해외에 더 투자한다. 성장엔진은 식었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 성장은 한계점에 도달했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기존의 수출 품목을 대체할 미래 먹거리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수출이 감소하면 경상수지가 악화해 국가 신용 등급이 떨어진다.

대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에 더는 기여하지 않는다. 경제 성장 없이는 일자리 창출은 없다. 제조업 위주의 일자리 창출은 한계점에 달했다. 한국은 산업화 시대에 한강의 기적으로 제조업 강국이 됐다. 인터넷 시대에는 정보기술(IT) 강국이 됐다. 문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 먹거리다.

중국은 한국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전 산업 분야에서 턱밑까지 따라왔다. 2030년 인공지능(AI) 굴기 목표로 이미 한국을 앞질러 미국과 AI 패권 다툼 중이다. 일본은 소재ㆍ부품ㆍ장비의 수출 규제로 한국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의 추격에 대응하고 일본의 경제보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AI 강국만이 살길이다.

AI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AI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는 AI가 2030년 글로벌 연평균 경제성장에서 1.2%를 기여한다고 예상했다. 이는 산업혁명이 경제 성장에 기여한 영향과 비교하면 4배, 90년대 공장 자동화의 3배, IT혁명의 2배에 달한다. AI 혁명은 인류 역사상 어떤 기술 혁명보다 최소 2배 이상 영향을 끼친다. 한국경제가 1% 성장하면 7만~8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한국 경제에 돌파구는 AI 산업이다. AI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첫째, AI 프로젝트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용섭 광주광역시 시장은 ‘AI 중심도시광주’ 만들기를 추진한다. 지난주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팔로알토연구소(PARC)와 AI 기술협력, 빌더스벤처캐피탈(Builders VC)와 기업 투자 협약(MOU)을 체결했다. ‘대한민국 AI클러스터 포럼’을 23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며 ‘AI 클러스터 광주 만들기’를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둘째, 대학에서도 AI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이 AI 기술을 제공하고 AI 전문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 대학이 나서면 자연스럽게 AI 창업 분위기가 확산된다. 지난 10일 한양대학교는 ‘AI솔루션센터’를 국내 처음으로 개소했다. 제조공정 분야 위주로 실용적 AI솔루션을 중소, 중견기업 등 산업체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제조공정, 스마트IT, 머신러닝, AI플랫폼 등 산업현장에 도움이 되는 AI전문인력 양성도 한다.

셋째, 표준 데이터 연결로 산업별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표준 데이터 구축과 규제혁신이다. AI스타트업이 국내 규제 때문에 사업을 할 수 없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데이터도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다. 외국의 데이터를 이용하지만 국내에 적용하기 어려워 애를 먹고 있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표준화해 AI기업에 제공하면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은 7년 동안 4만 명 이상의 유전체 분석과 MRI 뇌 영상 분석 데이터를 축적했다. 의료 데이터를 분석 활용하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넷째, 글로벌 AI연구소를 유치해야 한다. 미ㆍ중 AI 패권 다툼에 낀 형국이 위기이자 기회다. 미국 기업은 중국에 진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아시아에 연구소를 설립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유치하면 된다. 중국도 상황은 같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 중국의 인접 국가인 한국이 미ㆍ중 무역전쟁 틈새를 이용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단기간 자금 지원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모델을 만들 때까지 지원해야 한다. AI 시대는 산업 구조가 변화한다. 대기업과 중소ㆍ벤처 간 경계가 허물어진다. 산업간 융합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가 일자리를 창출한다. 일자리는 AI에 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해서 AI에 올인 해야 한다.

박정일 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겸임교수. 대한민국 AI클러스터 포럼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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