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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씨 "노동당 후보위원으로 활동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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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입당, 불가피한 통과의례..국민에 사죄" '후보위원.김철수.공작금.입북권유' 모두 부인 "추방만 안되면 처벌 감수"..검찰수사 '주목'

▶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교수가 2일 오후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던 중 안경을 벗어 땀을 닦고 있다.[연합]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59.뮌스터대) 교수는 2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공개됐던 국정원의 주요 조사결과를 전면 부인하면서 자신의 과거 행적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송 교수는 다만 북측에 치우친 점이 있었다면 국민에게 사죄한다며 실정법에 따른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송 교수의 이 같은 해명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것이어서 국정원 조사에 이어 향후 검찰 소환조사와 사법처리 방향과 처벌수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송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아니고 충성서약을 한 적도 없으며 거액의 공작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에서는 저를 북한 권력서열 23위의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엄청난 북한 실세로서 주체적 활동을 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북한이)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통고 또는 이를 수락하거나 활동한 바 없으며, 북이 저에게 후보위원으로 활동할 것을 요구한 적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 북한으로부터 김철수라는 이름으로 저를 지칭한다는 어떠한 공식적인 문건이나 구두발언을 들은 바가 없다"며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라는데 의미를 둘 수도 없고 동의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이 제시한 문건속에도 본인은 북의 '상층통일전선대상'인 포섭대상으로 묘사돼 있었지 정치국원으로 규정돼 있지 않았다"며 "북에서 나에게 정치국원으로 일방적으로 모자를 씌웠던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주체사상교육과 노동당 입당은 1970년대 북한을 방문할 때 불가피한 통과의례였다"며 "그 당시 행한 행동들은 30년이 지난 지금 시점의 삶에서 아무런 의미도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어 충성서약문 작성, 오길남씨 입국권유, 거액공자금 수령 등 주요 혐의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충성서약문을 쓴 적이 없다"며 "공화국 창건일 등 특별한 날에 1년에 한두차례 극히 형식적인 내용을 담아 보낸 축전이었고 한국으로 치면 국가경축일을 축하하는 내용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오길남씨와의 국가정보원 대질신문은 녹취돼 있다"며 "오씨에게 입북을 권유한 적도 없고 지금 이 순간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입북을 권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92년부터 3년간 매년 2만-3만불 정도, 총 6만-7만불을 받았지만 개인적 활동비로 사용한 것이 아니고 80년대 중반까지 독일에 있었던 한국학술연구원을 되살리기 위한 경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73년,79년,84년,88년,91년까지 7-8차례의 왕복 교통항공비 2만불 정도해서 도합 7만-8만불을 받았다"며 "15만불,20만불을 공작금으로 받았다는 보도는 제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공작금 수수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송교수는 한편 노동당 입당 등 '북측에 치우친 행적'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추방만 아니라면 실정법에 따른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그동안 저의 행적이 한국의 시각으로 보면 북한에 치우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노동당 입당 같은 문제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아준 많은 분들, 민주화운동에 애쓴 분들, 국민들께 깊이 사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룬 남한사회로의 귀국을 가족과 함께 선택한 진의를 살펴주기 바란다"며 "사죄할 것은 사죄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실정법적인 처벌을 받을 사항이 있으면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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