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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 단식 16일째 병원으로 후송된 이학재 "더 강하게 싸워야 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앞에서 16일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우림 기자.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앞에서 16일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우림 기자.

‘조국 사퇴’를 외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중이던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단식 16일째인 30일 병원으로 후송됐다. 한국당 의원들이 이날 오후 이 의원이 단식농성을 벌이던 천막 옆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 의원에게 병원행을 강권했다. 이 의원 측은 “혈당이 너무 낮아 병원에서 검진을 받는 것일 뿐 단식을 접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후송 전 이 의원과 만났다. 그는 인터뷰 내내 쓰러지지 않으려는 듯 손으로 바닥을 짚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청와대 쪽에서도 연락 온 것이 있냐고 묻자 그는 “한 명도 안 왔다. 이런 것에 반응할 정권이 아니라는 건 이미 알고 있어 섭섭함은 전혀 없다”고 했다.

국회 본청 앞에서 '조국 임명' 에 반발해 단식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이학재 의원이 30일 오후 건강 진단을 위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회 본청 앞에서 '조국 임명' 에 반발해 단식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이학재 의원이 30일 오후 건강 진단을 위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단식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경제 살려라, 민생 살리라고 하는 요구보다 조국 사퇴시키라는 목소리가 더 크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이상으로 이 사안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분노하고 있다. 강력한 투쟁 방식이 필요하다고 봤고, 내가 3선 의원이나 됐는데 이런 것을 주저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난 주말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검찰개혁을 외치는 촛불 집회가 열렸는데 어떻게 봤나
(진보 진영 쪽에서) 위기감을 느껴 운집한 것으로 본다. 검찰개혁이라는 피켓은 들었지만, 그쪽에서 말하는 게 검찰 개혁이냐.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대한민국의 공정과 정의는 없어졌다.   
단식투쟁 중인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지지자가 보낸 꽃바구니. 이우림 기자.

단식투쟁 중인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지지자가 보낸 꽃바구니. 이우림 기자.

청와대와 여당은 여전히 조국 장관이 사퇴할 이유가 없다고 하는데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 당내에서 자성이나 내부 비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청와대에서도 민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국민의 뜻과 반대로 가고 있다. 단식 때문에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으론 더 선명해진다. 더 세게, 강하게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커져 배고픔도 잊게 된다.  
한국당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청와대와 여당이 조국 사태처럼 막 나간 것은 한국당 책임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신뢰를 못 받아 우리가 너무 약해지니까 자기들 마음대로 휘두르고 있다. 앞으로 한국당은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받을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반사 이익만으론 절대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서구와 달리 우리 정치에서 정치인 단식은 드문 일이 아니다. 권위주의 통치에 맞선 투쟁 방식이었는데 지금도 종종 사용된다. 2014년 문재인 대통령도 세월호특별법 통과를 주장하며 10일간 단식을 한 일이 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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