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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리보세라닙 임상3상 성공 선언에 주가는 급등, 업계는 조심스러운 반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에이치엘비(HLB)와 자회사 엘리바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유럽종양학회에서 “경구용 항암제인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하며 리보세라닙의 임상시험이 성공했다”고 밝혔다. 위암 3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은 2017년 2월부터 약 1년 9개월간 미국과 한국, 일본, 대만, 영국 등 12개 국가, 88개 병원에서 위암 2차 이상 표준치료에 실패한 환자 4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리보세라닙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은 2.83개월로 기존 위암 3차 치료제인 론서프(2.0개월)나 옵디보(1.6개월)보다 길었다. PFS란 해당 약물 투여 중 종양 상태가 더 악화되지 않는 기간을 의미한다.

"통계적 유의성 확보 못했지만, 임상적 유의미성은 확보" 주장 

발표에 따르면 각 제품 투여군(시험군)과 위약 투여군(대조군)의 PFS 기간 차이를 봤을 때 리보세라닙은 1.06개월로 론서프(0.2개월)나 옵디보(0.16개월)와 비교해 더 나은 효과를 보였다.
HLB 측은 특히 “위암 2차 치료제인 사이람자를 단독요법으로 사용했을 때 PFS는 2.1개월, 시험군 대 대조군 차이는 0.8개월이었다”며 “리보세라닙은 이보다 암이 더 진행된 3차 이상 치료제의 임상인데도 더 나은 PFS 수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약효가 더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진양곤 HLB회장. [사진 HLB]

진양곤 HLB회장. [사진 HLB]

하지만 전체생존기간(OS)은 여전히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결과 리보세라닙의 전체생존기간 결과는 5.78개월, 대조군은 5.13개월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중간 결과 발표 당시에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다.
이에 대해 진양곤(사진) HLB 회장은 29일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임상적 유의미성은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위암 3차 치료제로 이미 허가받은 옵디보는 투약군과 대조군의 전체생존기간이 각각 5.3개월, 4.1개월, 론서프는 5.7개월, 3.6개월이었다.

주가 25% 넘게 급등, 업계는 조심스러운 반응 

HLB는 “리보세라닙이 임상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 등을 입증한 만큼 신약허가신청(NDA)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미 반응 중이다. 30일 오전 HLB의 주가(오전 10시 8분 기준)는 5만8300원으로 전날보다 25% 넘게 뛰었다.

하지만 HLB의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를 임상 성공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선 아직 조심스러운 반응이 많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결과를 놓고, 임상적으로 유의하다’고 밝히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원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개된 데이터만으로는 외부에선 임상3상의 성공 여부를 가리기 어렵다”라며 “생각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진양곤 HLB 회장은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최근 항암제 승인 사례를 보면, 전체생존기간(OS)만 보는 게 아니라 무진행생존기간(PFS) 등 대리변수들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런 선례를 토대로 보면 충분히 FDA의 신약허가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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