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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싸우는 사이…中 TCL 'QLED TV' 한국 시장 출사표

중앙일보

입력

TCL의 65인치 QLED TV

TCL의 65인치 QLED TV

세계 3위의 TV 업체인 중국 TCL이 국내에서 'QLED' TV 판매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TV 업계에 따르면 TCL은 특허청에 'TCL QLED'라는 상표권 등록을 마치고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채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8K TV 화질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로서는 안방 시장에서 'QLED TV'를 들고 나타난 TCL의 도전까지 받게 됐다.

특허청은 지난 20일 TCL 중국 본사가 출원한 'TCL QLED' 상표권에 대한 등록 공고를 공개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TCL은 지난해 8월 한국에 'TCL QLED' 상표등록 출원을 했다. 특허청은 올 초 출원서의 일부 내용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한차례 거절했다가, TCL이 출원서의 내용을 수정하자 제출자 재심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상표 등록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TCL은 국내에서 'TCL QLED'라는 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했다.

TCL은 65인치 4K UHD TV 기준으로 국내 업체보다 최대 5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 최대 장점이다. 코스트코 등 일부 유통 채널을 통해 이벤트성으로 판매된 적은 있지만, 본사 차원에서 공식 판매를 한 적은 없었다. TV 업계 관계자는 "TCL이 독자 상표권을 획득한 만큼 앞으로는 국내 제품보다 싼 가격에 QLED TV 판매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TCL은 지난 1분기(1~3월) 북미 TV 시장에서 판매 수량 기준 점유율 26.2%로 삼성전자(21.7%)를 제치고 1위를 달성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올 2분기에는 점유율이 16.3%로 하락해 삼성전자에 이은 2위에 머물렀지만, LG전자나 비지오·소니 등보다 앞섰다.

QLED TV를 앞세운 TCL의 국내 진출 소식에 국내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QLED TV 시장을 넓히는 기회가 될 수도, 중국 업체가 비슷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QLED 브랜드 신뢰도가 추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TCL의 QLED TV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백라이트(BLU)와 패널 사이에 색 재현율을 높여주는 퀀텀닷 시트를 덧댄 LCD TV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TCL은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2017년 하반기에 QLED TV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다.

QLED를 놓고 공세 중인 LG전자의 입장도 주목된다. LG전자는 최근 삼성전자의 QLED TV를 놓고 허위광고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까지 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QLED TV는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임에도 불구하고 광고에서 자발광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표기해 소비자를 오인케 한다"는 게 LG전자 주장이다. TV 업계의 한 관계자는 "TCL은 이미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며 "세계 가전 시장 1·2위가 치고받고 있는 사이 이젠 우리 안방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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