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우드 빼버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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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 오픈에서는 '우드 없는 우즈'다.

타이거 우즈(미국.사진)가 20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인근 로열 리버풀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브리티시 오픈에서 드라이버를 비롯한 우드를 쓰지 않을 것 같다고 외신들이 19일 보도했다. 미국 스포츠 케이블 방송 ESPN은 인터넷판에서 "우즈가 오랫동안 쓰지 않던 2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할 것"이라며 "우즈의 드라이버샷 감이 좋지만 드라이버를 가방에서 아예 빼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드라이버를 쓰지 않는 이유는 우선 딱딱한 페어웨이 때문이다. 영국의 링크스 골프장은 전통적으로 페어웨이가 딱딱하다. 게다가 최근 리버풀 지역에 비가 오지 않아 화재가 날 정도로 골프장이 말라 있다.

연습 라운드를 해본 선수들은 "공이 페어웨이에 떨어진 후 굴러가는 거리만 40~60야드가 된다"고 혀를 내두른다.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는 "페어웨이와 그린이 엄청나게 딱딱하다. 전장이 7258야드이지만 런(굴러가는 것) 때문에 5500야드 정도밖에 안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런이 많은 것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 리버풀 골프장처럼 구부러진 홀이 많은 골프장에서는 똑바로 공을 치더라도 공이 계속 구르면 러프에 처박힐 수 있다. 우즈의 아이언 티샷은 스핀이 많아 런이 적기 때문에 거리 조절이 쉽다. 원하는 위치에서 두 번째 샷을 할 수 있다. 우즈의 2번 아이언샷은 캐리(날아가는 거리)로만 270야드 정도 되기 때문에 거리에서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즈의 2번 아이언 티샷은 웨지샷만큼 방향이 정확하다. '로열 OB 골프장' 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OB(아웃 오브 바운즈)가 많은 리버풀 골프장에서 안전하다. 또 곳곳에 널린 참호 같은 벙커를 피해 갈 수도 있다.

드라이버를 쓰지 않는 두 번째 이유는 악명 높은 링크스 코스의 강풍 때문이다. 우즈의 2번 아이언샷은 드라이버나 우드샷에 비해 낮게 깔려 가므로 강풍의 영향을 덜 받는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 작은 실수를 하고 괜찮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며 아이언 티샷 이유를 설명했다. 우즈는 그런 자신감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으면 우승 스코어는 19언더파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비가 와서 페어웨이가 흠뻑 젖을 경우는 드라이버로 티샷을 할 가능성도 있다.

최경주(나이키골프)도 파4 홀에서는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고 파 5에서만 드라이버를 사용할 계획이다. 최경주의 캐디 앤디 프로저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파 5홀이라도 뒷바람이 불면 드라이버를 쓰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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