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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저수율 14% …'냉·온탕' 치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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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내 수자원 관리체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에위니아 태풍과 집중 호우처럼 여름이면 물난리를 겪고, 겨울과 봄에는 물부족을 겪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2, 2003년에는 태풍 루사와 매미로 400여 명의 인명피해와 10조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001, 2002년에는 가뭄으로 109개 시.군에서 약 40만 명이 제한급수를 받았다.

여름철 집중호우와 물난리가 늘어나는 것은 한반도에서 기상 변화의 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수자원(국토 전체에 내리는 강수 총량) 가운데 사용되는 물은 27%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댐에 담아 두는 양은 14% 정도다. 나머지 73%는 그대로 바다로 흘러가거나 증발한다.

세계 각국은 수자원 이용률을 높이려고 저수량(가두어 두고 쓰는 물)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나라별 1인당 저수량을 비교하면 한국은 365㎥로 북미 지역의 16분의 1에 불과하다. 저수량은 낮아도 물 소비량은 계속 늘고 있다.

국내의 물 소비량은 1965년 51억t에서 2003년 337억t으로 약 30년 동안 6배 이상 늘어났다. 건설교통부는 2011년에는 물 사용량이 355억t으로 늘어나 국가 전체적으로 7억9000만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프런티어 사업단장은 "댐 건설을 위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규모 홍수와 극심한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의 저수량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천대 최계운 교수는 "홍수 대책으로 방수로 건설도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낙동강 유역의 수방 대책으로 추진되던 함안~진동만 방수로는 마산 지역 어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에 밀려 표류 중이다.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로 곧바로 물을 빼는 20m 폭의 굴포천 방수로는 인천 계양과 김포 등 상습 수해 지역의 여건을 크게 개선했다.

건교부 원인희 수자원기획관은 "화북댐 등 현재 추진 중인 댐 건설과 함께 장기적으로 용수공급체계의 조정, 지하수 개발, 해수 담수화, 빗물 및 지하수의 재이용 등 지역 특성에 맞는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신혜경 도시공학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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