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이션 사상 첫 1%대로 하락…'D의 공포' 커지나

중앙일보

입력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9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처음으로 1%대로 하락했다. [뉴스1]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9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처음으로 1%대로 하락했다. [뉴스1]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떨어졌다. 저물가가 지속하면서 일반인들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낮아진 것이다. 경제엔 좋지 않은 신호다.

26일 한국은행의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8%로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2002년 2월 편제 이후 최저치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치다. 올 3월까지 2.3%였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8월에 2.0%까지 떨어진 뒤 이번에 처음 1%대에 진입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 1월 이후 계속 0%대에 머무르다가 지난 8월 사상 처음 마이너스(-0.04%)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동안 한은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0%로 물가안정목표(2%) 수준이어서 자기실현적 물가 하방압력을 제어하고 있다”며 디플레이션 위험이 매우 낮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이제 목표인 2% 선 아래로 기대인플레이션이 떨어지며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 못지않게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중요한 건 소비심리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 역시 1995년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진입하기 직전에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락했다. 사람들 마음속에 저물가가 지속한다는 기대가 자리 잡아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락하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물가를 더욱 끌어내리게 된다. 자기실현적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물가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거란 기대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앞서 지난 18일 신인석 한은 금통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방지가 중앙은행의 과제이자 도전”이라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강조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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