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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선 직통 → 환승 변경은 지역 차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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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 19일 충남도는 철도와 물류·교통 전문가 10여 명으로 ‘서해선-신안선선 직결 관련 정책자문단’을 꾸렸다.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선과 신안선의 환승 방식 건설을 막기 위해서다.

충남도, 전문가 자문단 꾸리고 #당정협의회서 건의문 채택도

정부의 계획변경 소식이 알려진 뒤 충청권 자치단체와 정치권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충청권 시·도지사는 지난달 24일 당정협의회에서 ‘서해선과 신안산선 직결 충청권 공동 건의문’을 채택했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 개통을 목표로 충남 홍성과 경기도 송산간 90㎞ 구간에 서해선(복선전철)을 건설 중이다. 2015년 5월 22일 서해선 기공식 때 국토부는 서해선과 새로 착공할 신안선을 연결, 홍성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57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새마을호보다 속도가 1.6배나 빠른 시속 250㎞급 준고속전철(EMU250)을 투입하면 장항선~경부선을 이용할 때보다 1시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당시 “충남은 물론 전북지역 주민까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국토부는 3년 2개월 만인 지난 7월 돌연 계획을 변경했다. 서해선을 서울까지 직선을 연결하는 대신 신안선으로 갈아타고 이동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국토부는 “신안산선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해선 철도와 선로를 공유하면 투자비가 늘어나고 여객 수요가 분산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나왔다”며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민자로 추진하는 신안산선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용부담이 큰 서해선 복선전철과 선로 공유계획을 포기하겠다는 의미였다.

신안산선은 경기도 안산과 서울 여의도를 잇는 44.6㎞ 구간의 철도로 3조3465억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국토부는 신안산선에 전동차 전용 철도를 설계 중이다. 이대로 사업을 진행하면 제원이 다른 서해선 차량은 신안산선으로 진입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서해선을 타고 서울로 가는 승객은 초지역에서 신안산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이러면 홍성에서 여의도까지는 94분 걸린다. 애초 계획보다 37분 늘어나고 대기시간을 포함하면 1시간이 더 걸린다. 충남도는 환승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323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국토부의 환승 계획은 충남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도민에게 상실감과 허탈감을 안겨줬다”며 “전국 주요철도 가운데 서해선만 유일하게 환승으로 계획한 것은 지역 차별”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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