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기사 너무 많다"…KBS 기자 9명 "자율성 침해" 성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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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KBS 라디오 뉴스 제작팀 기자 9명이 "KBS 보도국장이 '라디오 뉴스에 조국 법무부 장관 기사가 너무 많다'고 경고했다"며 "이는 자율성 침해"라고 반발했다.

뉴스 제작진은 23일 '라디오 뉴스 제작진에 대한 자율성 침해를 거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18일 KBS 보도국장이 라디오뉴스팀장을 불러 전날 1라디오 편집에서 이렇게 조국 뉴스를 많이 할 수 있냐며 엄중히 경고했다"며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이나 조 장관에 대해 새롭게 드러난 사실로 반드시 보도해야 할 내용이었다. 이날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보도는 별도의 특보를 네 차례 진행했으며, 속보를 다루는 정시 뉴스의 성격상 조 장관 기사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조국 친위 세력'의 뉴스 개입과 편집권 간섭"이라며 "조국 비호에 눈멀어 더 이상 KBS 뉴스를 망가뜨리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도국장은 KBS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조 장관 기사 외에) 최순실이 안민석 의원을 고소했다는 기사, 한국당이 정부를 비난한 기사 등에서 극단적 편향성을 드러냈다"며 "기자로서 최소한의 균형감을 내팽개친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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