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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살인의 추억’ 긴급 편성…“이렇게까지 해야하나” 비판도

중앙일보

입력

[사진 OCN 트위터 캡처]

[사진 OCN 트위터 캡처]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그동안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등장했다. 사건 유력 용의자가 33년 만에 특정되면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와 드라마도 주목받고 있다. 방송가는 해당 작품을 긴급 편성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

화성 연쇄살인 사건 하면 가장 떠오르는 작품은 단연 2003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이다. 연극 ‘날 보러 와요’(1996년 초연)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1980년대의 수사 환경과 그 시대 정서를 담으며 봉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남았다.

OCN은 20일 편성을 변경해 0시 20분 방송 예정이던 ‘곡성’ 대신 ‘살인의 추억’을 방송한다. 채널CGV도 21일 오후 4시 30분에 ‘살인의 추억’을 발 빠르게 편성했다. 이외에도 슈퍼액션 등 여러 영화·드라마 채널들이 관련 작품 편성을 준비 중이다.

드라마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작품은 tvN ‘시그널’(2016)이다. ‘시그널’ 속 주요 에피소드였던 경기 남부 연쇄살인 사건의 모티브도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었다. CJ ENM은 O tvN을 통해 오는 20일 오전 10시부터 드라마 ‘시그널’ 13~16회를 연속으로 방송한다.

tvN ‘시그널’. [사진 tvN 제공]

tvN ‘시그널’. [사진 tvN 제공]

시사교양 프로 중에서는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가 800회 특집(2011년 5월 7일 방영)에서 ‘사라진 악마를 찾아서’라는 부제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바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18일 용의자 특정 보도가 나온 직후 긴급회의를 열고 20여 년에 걸친 취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특집 방송 등을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편 방송가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실제 피해자가 있는 사건을 단순 흥미 유발 오락거리로 소비되는 걸 부추기는 마케팅이라며 부적절하다는 일부의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유가족이 고통받고 실존하는 피해자가 있는 사건을 지금 이 시점에 방영하는 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 달라”, “잡히기 전에 잡히길 바라는 마음에 만든 방송을 시청률을 위한 흥밋거리로 취급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는 것이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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