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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자원봉사자 "수급불균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자원봉사자들의 희망업무와 봉사자 활용기관의 요구업무가 서로 달라 수급의 불균형을 이루는 것이 자원봉사의 가장 큰 걸림돌로 나타났다.
이는 84년5월부터 국내 최초로 여성자원활동인력은행을 설치, 운영해온 한국여성개발원(원장 김윤덕)이 운영 5주년을 맞아 그간의 활동을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 은행은 여성들이 지역사회 공익을 위한 활동을 함으로써 자신의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사회에도 참여케 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서울·부산·대구·광주·수원·춘천·청주 등 전국11개 지역에서 월2회 8시간이상 무보수로 활동할 수 있는 18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시작됐던 인력은행은 87년 인천·제주 등으로 확대, 현재 전국13개 지역에서 운영되고있다.
이들 인력은행에 등록된 자원활동자는 현재 3천91명. 서울이 8백50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광주(2백77명), 부산(2백40명), 전주(2백24명), 마산(2백명)의 순.
자원활동자 활용수요처는 전국1백87곳. 작년 한햇 동안만도 2천2백30명이 이들 기관에서 봉사자로 활용, 총10만3천1백71시간을 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자원활동자들은 20대∼40대 중반에 고루 퍼져 있는데, 기혼여성이 약3분의2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하고 있는 일은 ▲전문·기술활동 ▲사무활동 ▲단순노력활동 ▲지역활동 등. 서울지역의 경우 지금까지 연인원 1천7백3명이 ▲미용·점역 등 기술기능봉사(20%) ▲스크랩·공문발송 등 사무보조(17%) ▲상담(15%) ▲행사보조·안내(14%) ▲대화 및 놀이상대(11%) ▲학습지도(9%) ▲청소·가제접기 등 노력봉사(5%)등의 분야에서 활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원활동인력은행이 1백% 활용률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인력수급의 불균형 때문. 여성자원활동인력은행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여성개발원 차동희책임연구원은『자원 활동자들의 대부분은 상담·사무보조 등 고급봉사를 희망하고 있는데 반해 활용기관들은 노력봉사 등 단순업무를 요구하고 있어 한편으로 인력이 남아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력이모자라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원활동자들의 중도탈락도 문제. 인력은행의 경우 자원봉사자 중도 탈락률은 20∼30%에 달하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는데 이 또한 희망업무와는 다른 업무를 하게 됨에 따라 쉽게 싫증을 느끼거나 활용기관의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무관심으로 봉사에 회의를 느낀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력은행측은 중도탈락을 막기 위해 한달에 한번 소그룹 봉사자 모임을 갖는 한편 분기별로 수요처로부터 활동자들의 봉사시간 누계를 받아 우수봉사자 포상제도도 실시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있다.
자원봉사자들 중에는 친구끼리 팀을 이뤄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4월부터 주1회 유니세프에서 봉투 접기 봉사를 하고 있는 김금순씨(55)팀은 그 대표적인 케이스. 모두 6명의 고교동창들로 이뤄진 이 팀은 계모임 대신 자원봉사를 하기로 결정,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다.
차연구원은『앞으로 자원활동자 활용기관의 의식을 높이기 의해 기관과 자원활동자간의 중간역할을 하는 지도자를 육성하는 한편 자원활동 상황을 수시 체크, 활동자의 사후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 중도탈락을 막을 방침』이라고 말했다.<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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