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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사태 중재 '헛바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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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7일 G8(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서 만나 국제평화유지군의 레바논 남부 파견 문제를 의논했다. 블레어는 "헤즈볼라의 적대 행위를 차단하면 이스라엘도 자연스럽게 공격의 명분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이번 주 안보리가 파병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프랑스.러시아 등은 파병안을 지지하고 있다.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는 다국적군이 1만 명 수준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레바논에는 경무장한 2000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테러단체로 규정한 헤즈볼라를 이번 기회에 완전 무장해제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자국 의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테러집단의 미사일에 볼모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올메르트는 ▶헤즈볼라가 납치한 병사 2명 석방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 중지 ▶헤즈볼라가 장악 중인 레바논 남부 국경지역을 레바논 정부군이 통제 등 공격 중단을 위한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헤즈볼라는 18일 "이스라엘 내 아랍 수감자와 맞교환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 병사의 석방도, 휴전도 없다"며 올메르트 총리의 휴전 조건을 거부했다. 헤즈볼라를 대변하는 알마나르 방송은 "레바논 정부군이 남부지역에 배치되면 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18일 레바논 남부지역과 수도인 베이루트 인근을 집중 공격했다. 미사일 운송 트럭으로 차량 두 대도 공습했다. 전날 51명에 이어 18일에도 26명이 목숨을 잃어 레바논 사망자 수는 230명으로 늘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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