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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면 오해 생겨”→“최성해 총장과 전화는 사실”…나흘만에 달라진 조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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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6일 국회 인사청문회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와는 여러모로 달랐다. 앞선 간담회가 장소ㆍ형식ㆍ절차 등을 여권이 설정하고 여당 수석대변인이 진행한 ‘셀프 청문회’였다면, 이번은 인사청문회법과 여야 합의에 따른 ‘진짜 청문회’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각종 의혹에 대해 소명했다. 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각종 의혹에 대해 소명했다. 오종택 기자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간담회에서 사모펀드 의혹이 불거지자 필리핀으로 출국한 5촌 조카 조모씨와 최근 통화를 해봤냐는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 제가 만약 5촌 조카에 전화하게 되면 무슨 오해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딸의 단국대 논문 제1저자 의혹과 관련 있는 장영표 단국대 교수에 대해서도 “제가 전화를 한다면 무슨 오해를 살지 모르기 때문에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6일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지난 4일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허위 의혹이 중앙일보에 보도된 당일이었다. 그러면서도 조 후보자는 “제 처가 통화를 할 때 말미에 짧게 했다”며 위증을 종용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사실대로 밝혀달라고 말씀드렸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중앙포토]

이에 “5촌 조카와 통화를 하면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분이 동양대 총장과 직접 통화를 합니까”(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라는 지적이 나오자 조 후보자는 “(그 둘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는 데 (검찰개혁 등) 법무부 장관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나"에 대한 답도 각기 달랐다. 지난 2일 조 후보자는 취재진의 이 질문에 “저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서 “온 가족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앞으로 구속될지도 모른다. 가정이 무너지고 있는데 장관이 무슨 의미가 있죠”(여상규 위원장)라는 질문에 조 후보자는 “가슴이 아프다”고 짧게 답했다. “이런 비난을 받으면서도 꼭 법무부 장관을 하고 싶나”(박지원 무소속 의원)라는 질문엔 “개인적으로는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저희 식구들 돌보고 싶다”고 했다.

자료를 요구하는 질의에서 나흘 전과 극명하게 달랐다. 지난 2일 조 후보자가 “몰랐다” “아니다” “확인할 수 없다”는 대답으로 일관하자, 취재진은 “그럼 자료를 제공해달라” “증인을 채택해 다시 간담회를 열자”고 요구했지만 사회를 맡은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 자리는 청문회가 아니다”며 불가 입장을 내놨다.

청문회에선 달랐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이 조 후보자 딸의 출생기록과 관련 “호적등본을 내달라”고 요구하자, 조 후보자는 “갑자기 왜…”라고 말을 흐리면서도 “알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다시 “근처 동사무소 가면 1시간이면 뗄 수 있다. 지금 바로 (청문회 준비단에) 지시해달라”고 요구하자, 조 후보자는 뒷좌석에 앉은 직원을 향해 “등본을 떼와 달라”고 바로 이행했다. 배우자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집 컴퓨터 IP 기록을 달라는 요구도 바로 직원에게 전달했다.

질의자를 대하는 태도도 크게 달랐다. 2일 간담회에서 조 후보자는 흐트러진 모습 없이 여유롭고 당당했다. 딸의 출생 신고와 관련해선 “(출생 신고를 한) 돌아가신 선친에게 물어봐야겠냐"며 반문했고, "혐의가 드러나면 어떡하겠는가"라는 질문엔 “가정에 기초해 답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청문회에선 “(동양대) 표창장이 만약 후보자의 처에 의해서 위조되었다고 하면 후보자는 어떤 조치를 취할 생각인가”(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라는 가정형 질문이 나오자 “제 처가 만약에 관련이 있다면 그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모른다"는 답변 비율은 크게 줄었다. 간담회에서 조 후보자는 ‘모른다’는 취지의 표현을 모두 141회 썼지만, 청문회에선 20여회로 현저히 줄었다. 반면 간담회에서 사죄(미안ㆍ죄송ㆍ송구) 표현은 21회였지만, 청문회에선 30여회로 늘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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