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설

조국 등 뒤에 숨어 어물쩍 장관 꿈 꾸는 다른 후보자들

중앙일보

입력 2019.08.30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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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법무장관 후보자가 검찰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로 세간의 관심이 모두 조국 후보자에게 쏠린 탓에 다른 6인의 장관 후보자는 주목을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어제 시작한 인사청문회를 통해 다른 후보들도 꼼꼼하게 검증하고 부적격자는 걸러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국 후보자와 비슷한 자녀 입시 특혜 의혹을 비롯해 이들에게 제기된 의혹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불법겸직에 고의누락 후 “몰랐다” 발뺌 공정위 후보
여가부 후보는 고교생 딸 저서에 인도 대통령 추천사
유시민, 조국 관련 의혹 제기에 “기자들이 못 가져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불법 겸직 논란으로 시끄럽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상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12년간 형부 회사에 감사로 재직하면서 신고하지 않았다. 청문 요청서에 다른 사외이사 경력과 달리 감사 이력만 뺀 걸 보면 “규정을 몰랐다”는 해명도 수긍하기 어렵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관테크’(관사 재테크) 의혹이 짙다. 김 후보자는 공무원 특별분양을 통해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전세를 주고 본인은 관사에 살았다. 은 후보자 역시 공무원 특별분양으로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고는 거주하지 않았다. 재산이 100억 원 넘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증여세 탈루 의혹이 불거졌다. 학생인 장남 재산이 1억원이 넘는데 증여세를 낸 기록은 없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딸은 고3 때인 2007년 불법 조기유학 경험을 담은 책을 출간해 이를 명문대 진학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이 후보자와 인연이 있는 인도 대통령이 추천사를 쓴 걸 두고 조국 후보 딸의 논문 1저자 등재와 맞먹는 스펙 만들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표절·다운계약서 등 신상 관련보다 방통위원 자격요건 자체가 더 큰 논란거리다. 방통위법엔 임명 전 3년 이내 종사자 불가 규정이 있는데, 한 후보자는 방문진 이사 시절을 비롯해 최근 10여 년간 MBC 소송 대리인을 맡아 사실상의 특수관계자로 볼 수 있다. 야당은 “가짜뉴스 규제를 빌미로 반대 여론을 옥죄려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부적격자를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임 이효성 위원장은 정부의 무리한 가짜뉴스 규제에 반대하다 임기를 못 채우고 내려왔다. 한 후보자는 지명되자마자 ‘가짜뉴스 규제’를 외치고  KBS 수신료 인상 필요성, 종편 의무편성 배제까지 내비치고 있다.

‘조국 블랙홀’이 아니라면 모두 낙마가 우려되는 사유들이다. 그런데도 참여정부 시절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궤변으로 청문회를 무력화하며 조국 등의 후보자 구하기에 나섰다. 특히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언론의 의혹을 “집단 창작”이라며 “조국만큼 모든 걸 못 가진 기자들이 분기탱천한 것”이라고 조롱했다. 그는 “(13년 전) 국민 65%가 반대할 정도로 내 비리가 많았느냐”며 “5000원짜리 적십자 회비 몇 번 빠뜨렸는데 노무현 정권을 때리려 나를 때렸다”고 했다. 팩트부터 틀렸다. 연금개혁을 앞두고 강제가입 거부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주무부처 장관 후보자가 국민연금을 13개월이나 내지 않았다. 소득 있는 배우자를 소수공제 대상으로 올려 세금까지 탈루했다. 당시 그는 “반성했다, 교만했다”고 넘어갔지만 이제 보니 청문회 통과용이었다. 조국을 비롯한 후보자들은 과거 유시민처럼 은근슬쩍 청문회를 넘길 생각은 접길 바란다. 이제 그런 얄팍한 꾀에 국민들이 속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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