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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댐 저수율 평년의 절반…‘가뭄 비상’에 금강 물 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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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6일 충남 보령댐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수준인 28%대로 낮아지면서 충남도와 수자원공사는 원활한 생활·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금강~보령댐 구간에 설치된 도수로 가동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26일 충남 보령댐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수준인 28%대로 낮아지면서 충남도와 수자원공사는 원활한 생활·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금강~보령댐 구간에 설치된 도수로 가동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보령과 서산·태안·홍성 등 충남 서북부지역에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금강 물을 보령댐으로 공급하는 도수로(물을 댈 도랑)가 가동됐다. 가뭄이 지속하면서 물 부족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충남 서북부 지역 물 부족 우려에 #26일부터 백제보 도수로 가동 #대청·용담댐 대체 공급도 협의 중 #“시민들 자발적 물 절약 운동 절실”

충남도와 한국수자원공사는 26일 오전 9시부터 도수로를 가동해 금강 물을 보령댐에 공급하고 있다. 공급량은 하루 최대 11만5000t가량으로 9월 4일까지는 50% 수준, 18일부터는 100%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보령댐 저수율은 28.1%로 평년의 52.8%에 불과했다. 저수율은 지난 16일 29.8%로 떨어진 뒤 열흘이 지나도록 30%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보령댐 인근 지역의 강수량은 506.2㎜로 예년 같은 기간 890.6㎜의 56.8%에 그쳤다.

댐 수위가 계속 내려가고 당분간 비 예보도 내려질 가능성이 크지 않자 충남도와 수자원공사는 지난 23일 ‘댐-보 연계운영협의회’를 열고 도수로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가뭄 경보는 평년 대비 저수율이 60~ 70%는 ‘관심’ 50~60%는 주의, 40~50%는 경계, 40% 미만은 ‘심각’ 등 4단계로 구분한다. 관계 당국은 보령댐 저수율이 경계단계(27.97%)를 넘어 25~26%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금강 물 유입에 따른 수질·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5단계 처리 과정을 진행키로 했다. 보령댐 원수(原水)는 정수 처리공정·수질검사 등을 거쳐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금강 백제보 물을 보령댐으로 공급하는 도수로는 2016년 2월 22일 개통했다. 백제보 하류 6.7㎞ 지점과 보령댐 상류 14㎞ 지점을 잇는 시설로 매년 되풀이하는 가뭄으로 보령댐 저수율이 20%대로 떨어지자 2015년 9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건설이 결정됐다.

충남도와 수자원공사는 도수로 가동으로 내년 봄 갈수기 전까지 생활·공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용수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대청댐과 용담댐에서 대체 공급하는 급수체계 조정방안도 협의 중이다. 충남도청 관련 부서에서는 용수공급 상황실도 운영할 예정이다.

보령댐 수위가 계속 낮아지자 자치단체 등은 물 절약 운동을 진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령시는 지난달부터 민방위 급수시설 비상급수대 9곳(1756t), 한국GM·아주자동차대학 등 전용 상수도(1045t), 개인 지하수 2만2443곳(11만202t), 청라정수장 등 비상급수장 대체상수원 4곳(1700t)에 비상용수를 확보했다.

각급 학교와 공공기관에 물 절약을 요청하고 가뭄대응과 물 절약 홍보 전단 2만장을 제작,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생활용수 20%를 목표로 아파트 주민에게 욕실용·주방용 샤워기, 양변기용 절수기 등 3090개를 보급했다. 먹는 물 부족사태에 대비, 보령지역 생수업체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의 협조를 업어 2L들이 생수 1만병도 확보했다.

보령시 오제은 수도과장은 “보령댐 도수로가 가동했지만 물 부족 현상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긴급 식수원 개발과는 별도로 시민의 자발적인 물 절약 운동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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