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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 잠재력 엄청나…철도 만들어 통과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미 관계가 개선될 경우 북한의 철도 사업을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밝히며 눈길을 끌었다.

G7 회의중 이란과 함께 언급 #"철도사업" 언급하며 당근 제시 #실무협상 재개 촉구하는 취지

이는 한미연합훈련 이후에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해온 북한에 '당근'을 제시함과 동시에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하려는 취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 관련 질문에 답변하다가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다. 그런데 북한과 관련해서도 그렇게 말하겠다"라고 말하며 화제를 북한 이슈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아주 잘 알게 된 김정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를 가진 사람이고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한국 사이에 있다"면서 북한이 가진 지리적 이점을 부각했다.

이어 "사람들이 한국에 가고 싶다면 항공기를 타는 것 외에 북한을 통과해 갈 수도 있다. 철도나 다른 모든 것이 있다"며 "많은 일이 거기(북한)에서 일어나고 싶어한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김정은도 이를 알고 있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북미 관계가 개선된다면 남북과 중국, 러시아를 잇는 철로 구축 사업을 지원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북한에 '당근'을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북한은 철도 현대화 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남측과의 고위급회담에서도 철도 현대화 사업이 비중 있게 논의됐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도 이란을 언급하며 북한을 연결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양자 회담에 들어가면서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큰 잠재력을 가진 게 또 누구인지 아는가. 북한이다. 김정은이다"라며 "그의 리더십 아래에서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나는 북한이 망쳐버리길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이 망쳐버린다면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북한과의 실무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가운데 북한의 잠재력을 부각하는 한편 완곡한 어법으로 북한에 경고 메시지도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 합의사항이었지만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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